◀앵커▶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육군으로부터 전역 처분을 받아
이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에 들어간
변희수 전 하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죠.
소송 첫 변론을 한 달여 앞두고 숨져
행정소송의 진행 여부가 관건인데,
법조계에서도 소송이 계속될 수 있을지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윤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내 최초로 군 복무 중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변희수 전 하사가
대전지법의 문을 두드린 건 지난해 8월.
자신에게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린 육군에서
강제 전역을 당한 지 7개월,
성별 정정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여
법적으로 여성이 된 지 6개월 만이었습니다.
변희수 전 육군 하사/지난해 1월(생전 모습)
"5기갑여단 전차조종수 하사 변희수입니다!. 성 소수자 군인들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에서 각자 임무와 사명을 수행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전역심사위원회를 미뤄 달라는 요청도,
전역 취소를 원한 인사소청마저 육군이 거부해
선택한 게 행정소송이었던 겁니다.
하지만 소송은 더디게 진행됐고,
변 전 하사 측 변호인단이
재판 일정을 잡아달라는 의견서도 냈지만
전역 1년이 지나도록 정해지지 않았고,
지난달에서야 지정된 첫 변론이
다음(4) 달 15일에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그 사이 진정을 냈던 국가인권위에서
강제 전역이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고 인정해 육군에 전역 취소를, 국방부에도 재발 방지를 위해 제도를 정비하라는 권고를 내놓았지만,
육군은 이를 거부해 왔습니다.
변 전 하사는 끝내 청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문홍식/국방부 부대변인(오늘)
"안타까운 사망에 대해서 애도를 표한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성전환자 군 복무 관련 제도 개선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습니다."
법조계에서는 당사자가 숨질 경우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하게 돼 법원이 각하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에만 한정되지 않는,
성전환자의 군 복무 지속 가능 여부에 대한
첫 법적 판단인 만큼 결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복직 운동에 함께한 군인권센터 역시
"법원의 판단을 받고 싶다"며 "각하 결정이
나오면 유엔 인권이사회 등을 통한 다른
방법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실제 복직은 불가능하더라도
전역이 취소되면 명예 회복 등이 가능해져
적어도 1심 판결은 나올 수 있다고 분석해
행정소송의 앞날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여상훈, 그래픽: 정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