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천안시가 지난 7월 쓰레기봉투 가격을
인상했는데, 이후 기존에 만든 봉투 334만 장을 몽땅 폐기 처분하면서 혈세 낭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폐기 처분한 봉투를 만드는 데만 1억 2천만 원 넘게 들었는데, 천안시는 재활용 업체에 넘기고 고작 620만 원을 받았습니다.
김윤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천안시는
지난 7월부터 쓰레기봉투 가격을 25%
인상했습니다.
처리 비용 등이 늘어 11년 만에 불가피하게
인상한다며 디자인도 새로 바꿨습니다.
'쓰레기봉투'에서 '종량제봉투'로
이름을 살짝 바꾸고, 가격 표시와 함께
기존에 읍·면 지역과 동 지역이 달랐던
봉투 색상을 연한 노란색으로 통일했습니다.
이러면서 천안시는 기존 봉투를 쓰기 어렵고
보관 창고도 비좁다며 남은 334만 장을 몽땅 '불용 처리' 다시 말해 버리기로 하고,
재활용 업체에 폐비닐로 팔아넘겼습니다.
혼용해 사용하면 시민들 혼란도 있고
사재기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서정복/천안시 청소정책팀장]
"서로 혼용해서 사용하게 되면 시민들 혼란도 있고, 사업소(판매소)에서 사재기하고 시민 혼란이 오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불용 처리하게 되었습니다."
봉투 제작에만 1억 2천만 원이 넘는
혈세가 들어갔지만, 천안시가 손에 쥔 건
고물값 620만 원에 불과합니다.
시의원들은 수요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300만 장 이상 재고가 넘친 것도 문제인데,
유용하게 쓸 고민도 하지 않았다며 전형적인
편의주의 행정이자 혈세 낭비라고
지적했습니다.
[복아영/천안시의원(더불어민주당)]
"부서마다 운영비가 있고 또 거기서 분명히 사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행정 편의상 쉽게만 생각하고 무조건 폐기 처리만 한 거 아닌가..."
사재기가 우려되면 천안시청 등 공공기관에서
구매해도 되고 국가유공자나 기초생활수급자
등에게 무료로 지원하는 방법 등 얼마든지
대안이 있었지만 천안시는 그냥 버리는 길을
택했습니다.
MBC 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윤재식, 그래픽: 정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