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홍성이 낳은 세계적인 거장 고암 이응노는
가는 데마다 새로운 것을 주장해
화백들 사이에서 '뉴 스타일'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고 하는데요,
주변 환경과 작품 철학에 가장 큰 변화를
겪었던 1960~70년대 고암의 작품 세계를
한 데 모은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연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지에 먹으로 그린 작은 삼각형,
동베를린 간첩 사건에 연루됐던
이응노 화백은 추위에 몸을 웅크리고 있던
자신의 고독한 처지를 교도소 한편
단출한 이불에 투영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교도소 담장을
연상시키는 구조물 설치를 통해
수감 시절 이응노 화백의 외로움과 고뇌를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게 했습니다.
마치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누군가를 업고 있는 모습 같기도 한
이 조각은 사람 간의 어울림을 중시한
이응노 화백이 평면회화를 입체로
확장한 작품입니다.
관람객
"회화 작품이 많아서 회화 작품이 주를
이루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조각 작품이
아주 많아서 새로운 감명을 받았습니다."
언뜻 보기엔 날고 있는 새 같지만,
자세히 보면 아랍어를 이리저리 해체해
한 편의 수묵화로 표현했습니다.
이 화백이 프랑스로 건너갔을 때
당시 파리의 대표 미술사조인 추상 회화의
한 갈래 '앵포르멜'의 영향을 받은 건데,
한자와 아랍어 등 문자를
비닐과 은박지 같은 다양한 재료 위에
재탄생시킨 겁니다.
류철하 / 이응노미술관 관장
"고암 이응노가 모색했던 다양한 형식 실험
이것이 얼마나 많은 어떤 노력과 그다음에
소재와 내용을 가지고 전개됐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이 작품 전시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이응노 화백의 고독함과 도전정신이
농축된 1960~70년대 작품 60여 점은
이응노미술관 소장품들로,
오는 4월 2일까지 선보입니다.
MBC 뉴스 이연정입니다.
(영상취재 : 김 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