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학교폭력 피해학생들은 2차 가해나
낙인 효과 등의 두려움 때문에
학교 가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래서 이들을 지원하는 전국 유일의
전담 기숙시설인 해맑음센터가
대전에 있었는데, 최근 이 시설이
건물 노후 등을 이유로 폐쇄됐습니다.
임시 거처 등 대책도 없이 학생들이
모두 뿔뿔이 흩어졌는데
아직까지 뾰족한 대책이 없습니다.
김성국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전시 외곽에 위치한 한 폐교 건물,
이곳은 교육부가 지정하고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의 대안교육
위탁 지정을 받아 운영돼 오던
학교 폭력 피해 학생들을 위한
교육 시설입니다.
전국에서 유일하지만,
그러나 최근 폐쇄됐습니다.
50년 전에 지어진 폐교 건물에 입주한 뒤
개·보수를 하며 버텼지만, 노후된 건물이
한계에 이르면서 붕괴 위험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안전상의 문제로 해맑음센터가
폐쇄되면서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놓이게
됐습니다."
최근까지 7명이 입교해 생활하고 있었지만,
모두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학생 7명 가운데 5명은 대안 교육 지원센터인
가정형 위센터 등에 보내졌는데,
이들 상당수는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가해 학생이 입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폭 피해학생
"학폭 피해자랑 같이 있으면 마음이 잘 통하죠. 저도 피해자니깐 말이 잘 통하는데, 여기는
가해자랑 피해자랑 같이 두는 곳이니깐.."
나머지 2명은 원래 다니던 학교로
돌아갔지만 한 명은 전학을 갔고,
다른 한 명은 상담실로 등교해
출석 일수만 채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맑음센터 윤석진 상담지원팀장
"'선생님 너무 힘들어요. 저 해맑음센터
다시 가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선생님 저 학교 한 번도 안 나갔어요.
못 나가겠어요.' 이렇게 호소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어요."
해맑음센터 폐쇄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정부와 여당은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는 기관을 만들 것이며, 구체적인 대책은
이달 말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지난달 26일)
"여당과 당정 협의를 통해서 신속하게 결정을 하고 시행을 할 거고요."
앞서 교육부는 대체지 3곳을 제시했지만
오히려 더 낡고 교통편도 나빠 센터 측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친구들과 오손도손 배움을 이어가고 싶은
학폭 피해 학생들은 그나마 편안했던
안식처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것은 아닌지
하루하루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학폭 피해 학생
"좀 빨리 피해 학생에 대한 마련 좀 내놓으면 좋겠고요. 최대한 2학기엔 다니게 해 준다고
했는데 안 될 것 같은데.."
MBC 뉴스 김성국입니다.
(영상취재: 황인석
장우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