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어제, 부여의 한 논밭에서
잡초 등을 태우던 불이 크게 번지면서
90대 남성이 숨졌습니다.
농촌에서는 영농 부산물을 태우다가
불이 번지거나 산불로 확대되는 경우가
잦은데요.
산림 당국이 농가를 돌며,
영농 부산물을 파쇄하는 일을 돕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인력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보도에 윤소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논밭 대부분이 검게 그을렸고,
비닐하우스는 뼈대만 앙상히 남았습니다.
처음 논두렁에서 시작된 불은 30분 만에
꺼졌지만, 불을 끄려던 90대 농민이
숨졌습니다.
영농 부산물을 태우다가 강풍에 불이
순식간에 번지면서 변을 당한 겁니다.
최근 10년 동안 있었던 산불 4건 가운데 1건은 쓰레기나 논·밭두렁을 태우다가 발생했습니다.
영농 부산물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불이
워낙 많다보니 각 지방자치단체는 농촌진흥청과 함께 농가를 돌며 영농 부산물을 무료로
파쇄해 주는 지원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농민 혼자서는 힘에 부쳐 여러 날 걸리던
파쇄 작업이 전문적인 도움을 받자
반나절 만에 끝납니다.
"이렇게 갈린 영농 부산물은 논밭이나
과수원에 뿌려 비료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2주 동안 공주시에 들어온 신청 건수만
30건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지만, 상당수
농민들에겐 '그림의 떡'입니다.
공주 지역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파쇄기가
2대에 불과하고, 인력도 6명뿐이라 한 달
가까이 기다려야 파쇄 작업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완규 / 농민
"(영농 부산물을) 일찍 치우면 향후에 소독을 비롯한 다른 작업에 쉽게, 편안한 마음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파쇄지원단 운영을 확대하려 해도 문제는
부족한 예산.
운영비 중 지자체가 60%를 부담해야 해 많은
지자체가 운영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백경호/공주시 농업기술센터
환경농업팀장
"신청 건수가 더 많이 늘어나서 수요량이
증가한다면 아마 장비를 더 증원해서 실시해야 하는데 현재는 예산 문제 때문에 아직까지
확대할 계획은 없습니다."
농촌 고령화와 함께 산불 위험이 갈수록
커지면서 영농 부산물 파쇄 수요는 계속
늘 것으로 보여 정부 지원 확대 등 적극적인
지원 대책이 절실합니다.
MBC뉴스 윤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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