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제보는 MBC
◀앵커▶
이번 집중호우에서 보듯
산사태는 이제 지역을 가리지 않고
사고가 났다 하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집니다.
계속된 비에 산을 낀 마을 주민들은
걱정이 큰 데 사유지는 안전 조치 등을
강제할 방법도 없어 주민들은 지금도
불안한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김광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주택 바로 뒷산에서 흙과 돌이 쏟아졌습니다.
폭우가 퍼부었던 지난 주말,
울타리를 받치고 있던 땅이 무너졌습니다
새벽 시간에 발생한 난리 통에
황급히 몸만 피한 주민들은 나흘 째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행원 / 주민
"그냥 쾅 소리 나더라고요. 그러더니 또 쿵쿵
두 번 나더라고요. 그래서 와보니까 이게
이렇게 내려앉았더라고요."
주민들은 3년 전부터 진행한 마을 뒷산
주택 공사를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애초 물이 지나던 길을 막아
그 위에 집을 지었는데
이후 만든 물길이 제 역할을 못해
물이 흘러넘쳤다는 겁니다.
강준태 / 주민
"너비가 2m 이상 높이가 1m 이상 되는
똘(도랑)이 있었는데 그것을 부토로 갖다
막고서 집을 짓는 거예요. (그리고 뒤편에)
개울을 내주는데 조그맣게 내가지고서 비를 다,
그 물을 못 받아서 이 사고가 난 겁니다."
또 앞서 산의 나무를 솎아내는
간벌 작업도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합니다.
나무를 베고 옮기는 중장비들이
지나간 작업로가 물길이 돼
이번 폭우에 물이 한꺼번에 마을로
흘러들었다는 겁니다.
한정규 / 주민
"포클레인이 올라다니며 나무를 실어 나르려고
운반길을 해놓으니까, 물길이 생긴 거죠."
주민들은 집중호우에 앞서 여러 차례
민원을 넣었는데도 결국 일이 터졌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해당 산과 부지는 사유지로,
인허가 과정에 문제가 없으면
지자체도 딱히 손 쓸 방법이 없습니다.
다만, 보령시는 설계대로 공사가
이뤄졌는지 등을 조사하고
간벌 작업이 이뤄진 곳에 대해서도
조치를 약속했습니다.
손영일 / 보령시 산림보호팀장
"양쪽으로 물을 분산하도록 그렇게 조치를 하고
나무도 심고 옆에 간벌 잔재물이 있는 것도
다 치우도록 그렇게 산주분께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한 번 내렸다 하면 기록적인 비를 쏟아내는
최근 집중호우 특성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산지 개발 행위에 대해서도 안전을 고려한
기준 마련과 적용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서정일 / 국립공주대 산림과학과 교수
"산림을 가꾸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간벌이나
아니면 작업로 개설, 산지 전용을 위해서
타 용도로 전환하는 그런 산지 개발 행위도
마찬가지고. 지금보다는 조금 더 고도화된
그러한 기준에 맞춰서 개발 행위나 혹은
관리 행위를 해야 되지 않을까."
충남에선 이달에만 170건 넘는 산사태가
발생했습니다.
MBC뉴스 김광연입니다.
(영상취재: 장우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