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린이집 학부모가 원장을
아동학대 혐의 등으로 경찰에 신고했는데
조사를 나온 수사관이 원장에게
식사 편의를 제공받는다면 어떨까요?
실제 세종시에서 벌어졌던 일인데요.
논란이 커지자, 세종경찰청이
수사팀을 교체하고 진상 파악에 들어갔습니다.
고병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달 27일 오전,
세종경찰청 수사관 2명이
모 국공립어린이집을 찾았습니다.
학부모가 부실 급식과 아동학대 등으로
원장을 신고해 현장 조사를 온 것입니다.
조사는 점심시간을 넘겨 진행됐고
어린이집 원장은 원내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권했습니다.
수사관들은 이를 받아들여
어린이집에서 나오는 똑같은 메뉴로
점심을 먹고 오후 조사를 이어 나갔습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수사관들이
피 혐의자가 제공하는 식사 편의를
받아들인 건 잘못이라고 비판합니다.
어린이집 학부모 (경찰 신고자)
"식사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수사 결과가 중요한 상황에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가장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세종경찰청은
즉각적인 조치에 나섰습니다."
공정성에 조금이라도 우려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수사팀을 교체한 것입니다.
수사관들도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당시 수사관
"확인할 CCTV 등의 현장 상황이 있어서
시간을 조금 아끼려고 밥을 먹은 것인데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어린이집 원장은 가볍게 식사를
권유한 것이 크게 문제가 될 줄 몰랐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해당 어린이집은 지난달 초 보육교사가
집단 퇴사해 학부모들이 시청을 항의 방문하고원장과 학부모 간에 경찰신고가 잇따르는 등 극심한 진통을 겪는 곳입니다.
경찰청은 진상을 파악해 해당 행동이
규정에 어긋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고
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고병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