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 한해 주요 현안을 돌아보는 기획 보도
순서입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이 핵심인 충남
경제는 올해 예기치 못한 일본의 수출규제로
타격을 입었습니다.
기업들은 기술의 국산화로,
지자체와 지역민들은 'NO 일본'을 외치며
불매운동으로 맞섰는데요.
위기는 기회이기도 해, 삼성이 13조 원대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고 정부도 소재와 부품, 장비 분야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는 등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습니다.
김윤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7월 일본에서 들려온 경제 보복 조치로
충청의 기반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수출 규제 대상에 올린 세 품목 모두
지역 주력산업이자 수출 효자 상품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였습니다.
예고로 끝나지 않고 한 달 뒤, 일본이 끝내
수출심사 우대국, 이른바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우려는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이용태 대표/대덕특구 IT업체 대표(지난 8월)]
"(일본에) 주문을 넣으면 받을지 어떨지..당연히 타격은 불가피하죠."
"일본 농자재 불매하자! 불매하자!"
과거사 반성 없는 적반하장 식 태도에 분노한
시민들은 "NO 일본", 불매운동으로 답했습니다.
너도나도 일본으로 가는 발길을 끊고,
맥주와 담배부터 옷, 심지어 농자재까지
일본 제품들을 장바구니에서 뺐습니다.
[이은정/대전시 둔산동(지난 8월)]
"일본어가 쓰여있는 건 안 써요, 일단 안 사요."
[이정원/충북 영동군(지난 8월)]
"불매운동을 하고 있는데 지금 될 수 있으면 일본 제품을 찾아서 안 쓰려는 경향인 것 같고."
대기업, 중소기업 할 거 없이
산업계도 수입 경로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일본 의존도를 낮추려 국산화에 속도를 냈고,
정부도 '소·부·장', 소재와 부품, 장비 분야연구개발 예산을 2배 늘리기도 했습니다.
과학기술인 100여 명도 기술 개발을 돕겠다며
기업 곳곳을 찾아 기술 구급대를 자처했습니다.
[공홍진 명예교수/카이스트 기술자문단(지난 9월)]
"시제품을 만들어서 테스트하면서 저와 같이 개발하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6개월 정도면 될 것 같습니다."
삼성도 아산에 있는 디스플레이 공장에
연구개발을 포함해 13조 원대 투자를 결정했고,
정부도 7년간 4천억 원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문재인/대통령(지난 10월) ]
"핵심소재, 부품, 장비를 자립화하여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위기로 시작된 일본의 경제 도발은
오히려 내실을 다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양승조/충남지사]
"도내 기업이, 국내 기업이 생산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여건을 만들자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소득이라 보여지고요."
올 한해 지역을 넘어, 우리나라 경제의
최대 화두였던 일본과의 경제 분쟁은
기술 자립화의 토대를 차곡차곡 쌓는
의미 있는 결과를 낳은 셈입니다.
MBC 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윤재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