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보령댐 물을 충남 서북부로 밀어 올리는
상수도 고장으로 충남 4개 시·군 30만 명 넘는 주민들이 이틀 동안 물 공급을 받지 못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식당에서는 설거지를 해야 할 그릇들이
산더미처럼 쌓였고, 집에서 씻지 못한 시민들은 물이 나온다는 대중목욕탕을 수소문해
찾아다니는 불편을 겪었는데요.
김태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영업 중단 표지판이 세워진 서산시의 한 식당.
주방 안으로 들어가 보니
설거지를 못한 뚝배기와 그릇, 수저들이 가득 쌓여있습니다.
어제 오전부터 물이 끊겼기 때문입니다.
"아침 8시가 됐지만 아직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장사는 시작조차 못한
상황입니다."
손님들을 돌려보내야 하는 식당 주인은 속이
타들어갑니다.
임운우 / 식당 주인
"(어제) 매출은 한 50% 정도밖에 이제 장사를 못한 상황이고요.. 어디에다가 또 얘기를 해야 될지 이제 그런 게 되게 막막한 사정입니다."
이번 단수는 그제 밤 충남 보령댐
광역상수도 홍성가압장에서 공기 밸브가 파손돼 물이 새면서 시작됐습니다.
수리 뒤 이물질을 배출하려고 열어 둔
또 다른 특수 밸브까지 잇따라 고장 나면서
복구공사가 커졌고, 결국 서산과 당진 등
충남 서북부 4개 시군의 수돗물 공급이
끊겼습니다.
주민 33만여 명이 피해를 입었는데,
서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는 살수차 물을 받기 위한 주민들이 긴 줄까지 서야 했습니다.
심승하 / 서산시 성연면
"밸브 하나가 고장이 났다고 이 전체 전 지역이 단수가 되면.. 급수도 못 받고 이렇게 살아야 되는 건지 모르겠어요."
이틀째 계속된 단수에
제대로 씻지 못한 시민들은 아침부터 물탱크에 물이 남아있는 대중목욕탕에 몰리기까지
했습니다.
이강녀 / 서산시 읍내동
"집에서는요. 물이 안 나와서요. 목욕탕에는 물이 나온다고 그래갖고 너무 찝찝해갖고 씻으러 왔습니다."
수자원공사는 밤사이 밸브 수리를 마치고
오늘 오전 7시부터 서산시내 저지대 지역부터
수돗물 공급을 재개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수도꼭지에서는 불순물이 섞인
흙탕물이 나오면서 시민들은 또 한번 분통을 터뜨려야 했습니다.
김희곤 / 수자원공사 서산수도센터장
"아침 7시부로 어떤 정상 재개를 진행을 했지만 관이 빈 상태에서 다시 채워지다 보니 이제 또 초기에 어떤 불순물이 나올 수 있는.."
문제가 된 밸브는 26년 전 설치된 노후 제품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보령댐에서 충남 서북부까지 물을
공급하는 상수도는 홍성가압장을 거치는 관로 단 하나뿐인데,
이 노후 관로를 오는 2031년 이후에 교체하려다 대형 단수 사태를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