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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모두가 선생님..마을이 함께 키우는 아이들/투데이

◀앵커▶

어제는 스승의 은혜를 되새기고

가르침에 감사를 표하는 스승의 날입니다.



학령인구 감소에 특히 농촌학교는

소멸 위기까지 더해지면서 스승에 대한

개념도 확장하고 있습니다.



온 마을 주민이 선생님인

논산의 한 초등학교를 박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학교 뒷산에 초등학생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였습니다.



모판에 평평하게 흙을 옮겨 담고

촉촉하게 물도 뿌립니다.



뿌린 볍씨는 열심히 키워 다음 달에

학교 앞 논에 직접 모내기도 할 겁니다.




"기초, 흙을 까는 거예요. 식물이 나오려면

흙이 있어야겠죠. 담고 이걸로 예쁘게

반듯하게 미셔야 돼요."



아이들에게 농사 과정을 하나하나

알려주는 선생님은 바로 마을 주민입니다.



1회성에 그쳤던 텃밭체험을 교육과정과

연계해 정식 수업으로 발전시킨 건데,

그 덕에 아이들은 배움의 기회가

더 늘었습니다.


김다현/논산 상월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 할 때는 앉아서만 하잖아요. 서서 하면 재미도 있고 땀도 흘리니까 좋은 것 같아요.

힘드실 텐데 와서 또 하시는 거잖아요 농사를. 그것도 되게 감사하고.."



주민들도 직접 학교 교육에 참여하면서

아이들은 물론 선생님과 학교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박재영/마을 주민

"다 우리 아이처럼 그렇게 대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정말 이렇게 흙을 사랑하고

농사를 좀 알고 이해하고 그런 걸 할 수 있게. 온 마을이 한 아이를 키운다는 신념으로써"



여느 농촌이 그렇듯 이 마을도

지난 5년간 출생아 수가 17명이 고작입니다.



때문에 이 학교는 지난해 인근 학교와

통합했는데도 전교생은 47명에 불과합니다.



학령인구 감소 속 더욱 심각한 위기를

맞닥뜨린 농촌 학교의 위기 극복을 위해

온 마을이 나선 겁니다.




서정호/논산 상월초등학교 교사

"우리 학교 학생들은 마을에서 이렇게

유대감을 느끼면서 생활을 한다면 학생들이

마을에 애정을 갖고 마을을 떠나지 않고

마을을 지킬 수 있지 않을까.."



이 학교 아이들은 매년 스승의 날 행사를

직접 기획하는데, 누가 시키지 않아도

마을 어른들, 즉 학교 밖 선생님께도

꽃과 편지로 감사를 전합니다.



스승에 대한 존경심이 예전 같지 않다는

요즘이지만 온 마을이 학교가 되고

또 주민이 선생님이 되는 작은 농촌 학교에서

스승의 또다른 모습을 보고 생각하게 합니다.



MBC 뉴스 박선진입니다.



(영상취재: 황인석)

박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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