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름을 훔치기 위해
송유관 근처 모텔을 통째로 빌려
땅굴을 판 일당이 검거됐습니다.
삽과 곡괭이로 9m 넘게 땅굴을 팠는데,
송유관을 30cm 앞두고 덜미가 잡혔습니다.
박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사람 한 명 지날 정도의 비좁은 굴이
이어집니다.
축축한 흙이 무너지지 않도록
바닥과 벽면에는 쇠파이프와 각목으로
고정돼 있습니다.
천장에는 조명도 달렸습니다.
청주 외곽 한 모텔 지하의 모습입니다.
경찰에 붙잡힌 일당은
10m 떨어진 곳에 매설된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치기 위해
지난 1월 모텔을 통째로 빌렸습니다.
이어 모텔 지하 벽면을 부수고
한 달 여 동안 가로 81cm, 세로 78cm,
길이 9m 규모의 땅굴을 팠습니다.
모텔 주인
"그냥 놀라는 거죠. 그냥 처음에는
흥분해서 말도 안 나오고 참 황당하죠."
"일당은 이 모텔 지하실에서
송유관까지 이어지는 땅굴을 파
석유 절취를 시도했습니다."
범행에 앞서
총책은 리터당 최대 500원을 주겠다며
기술자와 자금책 등을 모집했습니다.
송유관 기술자였던
대한송유관공사 전 직원도 가담했습니다.
그리고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삽과 곡괭이로만 작업했습니다.
하지만 송유관 도착 30cm를 앞두고
경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덜미가 잡혔습니다.
김재춘/대전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장
"기술자가 요구하는 공구 그리고 기술자가
직접 설계 도면 하고 작업을 개략적으로
지시를 하고, 송유관까지 어느 정도 땅 속에
있는지 탐측기도.."
이들은 지난해 10월에도
주유소를 빌려 같은 수법으로 기름을 훔치려다
땅굴을 파던 중 물이 많이 나와 작업을
중단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당은 기름을 훔쳐 이 주유소에서
판매할 계획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총책 등 4명을 구속하고
4명은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또 하루 평균 6만 6천 대 차량이 지나는
국도 주변에 있는 땅굴도
지반붕괴에 대비해 원상 복구했습니다.
MBC 뉴스 박선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