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달 초, 천안에서 동거남의 9살 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40대 여성이
결국, 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이 여성은 9살 아동을 여행용 가방에 가둔 채
그 위에서 여러 차례 뛰고, 가방 안에
헤어드라이어 바람까지 넣은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이승섭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이를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41살 A씨의 혐의는 당초 아동학대 치사에서
살인혐의로 변경됐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A 씨는 아이를 여행가방에
가둔 채 3시간 동안 외출하고 돌아왔는데,
아이가 가방 안에 용변을 봤다는 이유로
더 작은 가방에 가뒀습니다.
이후 피해 아동이 숨 쉬기 어렵다고 호소하자
가방을 열어주기는커녕, 이번엔 가방 안으로
헤어드라이어 바람을 넣어 괴롭혔습니다.
심지어 여행용 가방 위에서 여러 차례 뛰는,
차마 믿기 어려운 방법까지 동원하며 아이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습니다.
그리고 가방에서 내려온 뒤, 아이의 울음과
움직임이 줄었는데도 약 40분간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진 아동은
이틀 뒤 저산소성 뇌손상 등으로 숨졌습니다.
검찰은 아이가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데도
더 중한 학대 행위를 저지르고, 울음이나
움직임이 줄었음에도 그대로 방치해
살인의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봤습니다.
또, 1년 전부터 상습적으로 아이를 학대한
정황도 있다며 검찰시민위원회 만장일치
의견으로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습니다.
아동학대 치사죄는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의
징역형이지만, 살인죄는 최대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습니다.
피해 아동의 친아버지도 현재 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여서 추가 혐의가 드러날지
주목됩니다.
MBC 뉴스 이승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