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으로
교권 침해에 대한 사회적 공분과
개선 요구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지역에서도 교권 침해 사례가
수백 건씩 접수되고 있는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적지 않습니다.
담임을 맡았던 1년이 지옥 같았다는
교사를 김광연 기자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충남지역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4년 차 교사 김 모 씨.
1학년 담임을 맡았던 재작년을 회상하면
"지옥 같았다"고 말합니다.
다른 친구들 옷에 낙서를 하고 때리고
수업 시간에 책상 위에 올라가는 등
문제 행동은 입학 직후부터 발생했습니다.
욕설과 폭행은 선생님에게도 향했습니다.
김 모 교사
"팔을 세게 잡으면 제가 아동학대이기 때문에
이렇게 헐겁게 잡으면 또 놓으라고 하면서
저를 발로 차고 해서 다리랑 이런 데는
거의 항상 멍이 있었고 발도 많이 밟히고.."
1년 내내 이어진 이런 행동에
김 씨는 출근이 두려워졌고 정신과 진료까지
받았습니다.
가정에도 알리고 교내에서 상담도
받긴 했지만 교권보호위원회 같은
적극적인 절차는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김 모 교사
"점심밥을 먹다가도 아직 수업이 남았다는
생각에 울기도 했고, 뒤돌아서 울기도 하고
잠깐 화장실 간다고 하고 울기도 하고 그냥
진짜 숨 쉬듯이 죽고 싶다고 생각을.."
충남교사노조가 조사한 결과 김 씨 같은
교권침해 사례 2백여 건이 접수됐습니다.
학생들의 지속적인 수업 방해와 폭언, 폭행,
학부모의 악성 민원 등 유형도 다양합니다.
교사들은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학생과는
분리하고 민원은 교장 등 관리자로 창구를
일원화할 것을 주장합니다.
최재영 / 충남교사노조 위원장
"미국에서는 학생이 수업 중에 통제 불능의
행동을 할 경우에 즉시 교실 공간과 분리해서
학교장 책임 하에.. 이 학생이 어떻게 다시
정상적으로 교실에 수업을 참여할 수 있을지
(방안을 고민합니다)."
또 정당한 교육 지도조차 막는
아동학대처벌법 개정과 교사를 대상으로 한
아동학대 신고 건에 대해 경찰 조사 전
중재기구를 운용하는 한편 변호사 지원 등
제도 개선을 요구합니다.
무엇보다 형식적인 교권보호위원회 등
현행 제도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MBC뉴스 김광연입니다.
(영상취재: 양철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