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지난 7월, 과도한 업무와 상사의 갑질을
호소해 오던 예산경찰서 소속 20대 경찰이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있었죠.
사건 직후 충남경찰은 철저한 수사와 함께
순직 인정을 적극 돕겠다고 했는데,
말 뿐이었습니다.
자체 감사 결과 가해자 3명의 갑질이
인정된다면서도 처벌은 말뿐인 '경고'에
그쳤고, 유족들은 제 식구 감싸기라며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김성국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 7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예산경찰서 경비안보계 소속 20대 경사.
4년 전, 직속상관으로부터
'술을 마셔야 하니 데려다 달라'는
사적 심부름과 각종 폭언을 들었습니다.
숨진 20대 경사는 가족과 지인에게
상사의 무책임과 갑질, 과도한 업무로
고통을 호소하며 정신과 치료까지 받아왔는데,
숨진 뒤 가족들이 확인한 휴대전화에서는
교통 기능 관련 유관 기관과의 회식 자리에서
성추행을 당한 정황도 추가 발견됐습니다.
유족
"(외부위원들에게) 성추행적인 발언들을 들었고 옆자리에 강제로 앉게 했고 무릎을 만졌는데 그거를 방관했다는 게 저는 이해가 안 돼요."
유족은 충남경찰청에 감찰을 의뢰했고,
당시 오문교 청장은 철저한 수사와 함께
순직 처리를 적극 돕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석 달 간의 감찰 끝에 충남경찰청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경찰 3명에게, 직권 경고 처분을 내렸습니다."
충남경찰청 감찰계는 지난 2020년부터
1년 동안 이른 출근과 회식 참석 강요,
욕설과 사적 심부름 등 당시 예산경찰서
교통관리계장이 저지른 7번의 부당행위를
갑질로 인정했습니다.
또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며 업무를 떠넘기고 갑질을 저지른 것이 확인된다며 경비안보과의
직속 상관 2명에 대해서도 각각 갑질과 직무태만 행위를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처분은 모두 말로만 경고를
하는, '직권 경고'에 그쳤습니다.
갑질과 사망과의 연관성을 입증하기 어렵고, 비슷한 처분 사례 등과 감찰처분심의회의 결과를 고려했다는 겁니다.
유족 측은 갑질로 인해 사람이 죽었다면서도,
솜방망이 처벌만 내린 경찰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유족
"너무 화나네요. 갑질하고 괴롭힌 사람은 시효가 끝나서 아무렇지도 않은데..청장님이 말씀하셨다 해도 변한 게 하나도 없는것 같아요, 지금 이 4개월을 기다리면서.."
경찰직장협의회 충남본부에서도
이번 감찰 결과는 유족한테 가하는
2차 가해라며 비판했습니다.
김갑보 / 경찰직장협의회 충남본부장
"갑질 가해자들한테 면피성 징계를 준 거나 마찬가지예요. 더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되고 그래야만 순직 인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한편 갑질 행위 등이 인정돼 경고를 받은
경찰관 3명은 별도의 인사조치 없이
예산경찰서에서 그대로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BC뉴스 김성국입니다.
(영상취재: 황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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