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택배나 배달기사처럼 야외에서
일을 하고 시간에 쫓기는 노동자들,
이른바 이동 노동자들인데요.
30도를 웃도는 요즘 같은 무더위에
장시간 야외를 걷고 뛰어야 해
더위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
정작 이들을 위한 쉼터는
턱없이 부족하고 그나마 이용도 저조합니다.
김성국 기자입니다.
◀리포트▶
4년 차 택배기사 이주영 씨의 발걸음이
분주합니다.
오늘 하루 배송해야 될 곳은 170여 곳.
분·초를 다투다 보니 가벼운 물건은
직접 들고뛰기 일쑤입니다.
점심시간은 아직인데,
옷은 이미 땀으로 흥건합니다.
이주영 / 택배기사
"낮에는 무기력해지더라고요. 땀을 너무 많이 흘려가지고.. 빨리빨리 배송해야 하기 때문에
거의 쉴 수 없고 아마 차에서 잠깐 1분, 2분
쉬는 게 아마 전부일 겁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를 누비는
배달라이더들에게도 여름은 힘든 계절입니다.
30도가 웃도는 날씨에도 안전상의
이유로 헬맷과 각종 장비 등을 착용한 뒤
10시간 이상을 일하기도 합니다."
택배기사나 배달라이더 같은 이동노동자들을 위해 그나마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쉼터는
마치 '오아시스'와도 같습니다.
하지만 대전과 세종, 충남에서 지자체들이
이동노동자들을 위해 제공하는 전용 쉼터는
대전에 단 한 곳뿐입니다.
안마의자와 물을 채워 놓은 냉장고 등을 갖춘 대전의 쉼터, 하지만 이용률은 저조합니다.
쉼터가 한 곳뿐이다 보니, 지역 곳곳을
이동해야 하는 일의 특성상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동현 / 대전시이동노동자쉼터 총무
"배달 노동자분들, 그리고 택배 기사분들
같은 경우에 오후 저희 개방 시간에는
업무가 좀 많이 있는 편이셔서 방문이
이제 현실적으로 어려우신 부분이 있고.."
이동노동자들은 폭염 속에서 부지런히
걷고 뛰고, 그나마 잠시 짬을 내 건물 귀퉁이나
공터 등에서 쉬어가는 게 전부입니다.
인영준 / 배달라이더 노동조합 지부장
"휴식은 따로 없고요. 우리가 이제 콜 대기
시간에 조금 뭐 길거리 그늘진 곳에서
콜 잡느라고 대기하는 거 그 정도로.."
온열질환까지 우려되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이들을 위해 휴게시간 보장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아직 힘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홍춘기 / 대전시노동권익센터장
"(이동노동자) 대부분이 특수 고용 형태이기
때문에 노동법으로부터 보호받지도 못하고
사회안전망으로부터도 굉장히 취약하신
분들이기 때문에 이분들을 위한 어떤 이제
휴게시간 보장이라든가.."
MBC뉴스 김성국입니다.
(영상취재: 여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