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토목 위주의 일반 건설업과 달리
포장·콘크리트 등 전문공사를 하는
업종을 전문건설업이라고 하는데요,
이 전문건설업은 시군에서 관리하는데
위·변조 서류로 심사를 통과하는 등
각종 불법 사례가 줄줄이 적발됐습니다.
집중취재, 문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논산의 한 전문 건설업체가
제출한 잔액 증명서,
면허 등록에 필요한 최소 자본금
2억이 표기돼 있습니다.
사실 확인 차 예금잔액증명서를 떼보니
'없는 계좌'로 나옵니다.
또 다른 업체는 토지를 매매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자본금 4천만 원을
4억 8천만 원으로 뻥튀기했습니다.
자본금 4천만 원이면 전문건설업
등록 기준 미달입니다.
[충남도 관계자]
"이 회사가 자본금 심사를 받기 위해서 가상의 토지매매를 계약한 게 아닐까 이렇게 판단이 됩니다."
둘 다 서류를 위·변조한 겁니다.
관련법상 설계업체 즉 엔지니어링 업체와
전문건설업체를 겸할 수 없게 돼 있지만,
충남도가 도내 46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28%인 13개 업체에서 기술자를 중복 등록해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70㎡ 남짓한 사무실 하나에 책상만
하나씩 놓고 4개 전문건설업체가 들어
앉은 곳도 있었습니다.
사무실을 구분하도록 한 건설업 관리규정
위반입니다.
도는 천안과 논산 등 도내 5개 시군을
대상으로 건설하도급과 전문건설업체
표본 100여 건을 조사해 58건의 위법 사항을
적발했습니다.
문제는 이번에 적발된 업체 모두
지난 2년간 시군 전문건설업 실태조사에서
'무혐의' 처분받은 곳이라는 점입니다.
[시·군 전문건설업 담당자]
"담당하시는 분이 1명 있어요.
서류 제출하는 걸 믿는 수밖에 없죠.
위조한다면 그것을 어떻게 밝혀낼 방법은..
어떻게 위조하는지는 몰라도."
한 마디로 업무량은 많고 관리 역량은
부족하다는 얘깁니다.
부실한 관리는 하도급 업체 피해로
이어집니다.
[양평승 민주노총 건설노조 충남건설기계지부 사무국장]
"(당진시 발주 공사였는데) 내일·모레 줄게,
다음 주에 줄게 하다가 공사 현장이 끝나버린
거예요. 그래서 (체불) 금액이 7억인가 됐어요. 7억이 되고 그것을 갖고 (전문건설업체는)
면허를 없애 버린 거예요."
공공기관인 시군에서 발주한 현장도
한 해 수십 건, 몇십 억씩 체불되는데
민간 공사 현장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관리 감독이 안 되는 현장에서 공사가
제대로 될 리 없습니다.
허술한 관리에 부실 공사를 우려하는
이유입니다.
MBC뉴스 문은선입니다.
(영상취재: 허철환, 그래픽: 정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