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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욕하면 끊는다' 악성 민원 대책.. 실효성은/데스크

◀ 앵 커 ▶
최근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사망한 김포시
공무원의 사례 등 집요하거나 상습적인 악성
민원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는데요.

정부가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민원인에게 한 번 경고한 뒤에는
악성 민원전화를 끊을 수 있게 하는 등
대책을 발표했는데 현장에선 벌써부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박선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일선 자치단체 민원 부서 등에 걸려온
막말과 욕설이 섞인 전화입니다.

"일하기 싫으면 그만둬. 나는 네 주인이고
넌 이 xx야 너는 어떻게 보면 일꾼이야.
아, 이 xx xx들이 말이야."

"야, 이 xx, 내 말 듣고 얘기해. (선생님,
욕하지 마세요.) 야! 내 말 듣고 말하라고.
내 말 듣고. 경청을 해, 이 x아."

민원인들이 장시간 전화로 폭언을 퍼부어도
공무원들은 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전 자치구 민원 공무원
"세 번 정도 고지 후에 이제 전화를 끊겠다고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럼 두 번까지는 심하게 할 테니까 그건 좀 참고 들어줘라'.."

지금까지는 매뉴얼에만 근거해
전화 응대를 하다 보니 민원인들이 법에 없는
허점을 노리는 경우가 많았던 겁니다.

"정부는 악성 민원을 방지하고 민원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전화로 욕설이나 협박, 성희롱 등을
할 경우 통화를 종료할 수 있고, 의도적으로
대량의 민원을 접수해 업무를 방해하면
시스템 이용을 일시 제한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민원처리 법령 등을 개정하겠다는 게
행정안전부의 방침이지만, 현장에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대전 자치구 민원 공무원
"열받아서 그냥 그대로 계속 전화를 할 수도
있거든요. 그럼 저희는 이제 일하는데 계속
전화가 울리니까 그걸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피해 공무원에 병가와 심리 상담 등을 지원해
회복을 돕겠다는 대책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전 자치구 민원 공무원
"민원을 보는 직원들은 하나의 개인 업무를 하는 게 아니라 만약에 한 명이 안 나와버리면
다른 한 명이 이제 또 민원 양이 많아지니까.."

민원 공무원 보호에 소홀한 기관장이나
악성 민원인 처벌 규정도 논의되고 있지만,
강제 조항에 앞서 시민 인식 변화를 통한
상호 존중이 절실해 보입니다.

MBC 뉴스 박선진입니다.
◀ END ▶

박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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