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대전MBC는 수학여행 사전답사가
교장과 간부 교사들의 가족 여행으로
변질된 실태를 보도해 드렸는데요.
교육당국의 허술한 감시를 틈 타
나랏돈 빼먹기가 관행처럼 번진 건데요.
관리에 소극적이던 교육부,
뒤늦게 대책 마련에 착수했습니다.
윤소영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7월, 수학여행 사전답사를 핑계로, 성인 자녀 둘과 말레이시아로 떠난 초등학교 교장.
유명 관광지를 돌며 가족 여행을 즐겨놓고도
치안 불안 때문에 자녀들을 동행했다는 해명으로 의혹을 키웠고,
학교 예산으로 차량과 가이드 등을 같이
이용했으면서도 부실한 사전답사 의혹을
회피하기에 급급했습니다.
공주 00 초등학교 교장
"방에 엑스트라 침대 하나 놓고 또 그 비용은 아이가 지급했거든요. 저희 아이가 사용한 경비는 일체 학교 예산에서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제주도로 2박 3일, 사전답사를 간 또 다른
교장의 목적지는 골프장이었고, 동행한 교무부장 역시 나랏돈으로 가족 여행을 즐겼습니다.
그런데도 최초 사실 무근이라며 거짓 해명을
내놓던 당사자들은 계속된 취재와 교육청
감사 착수에 뒤늦게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공주 ㅁㅁ 초등학교 교장
"(자녀들과) 하고 싶은 것 교무부장하고 같이 해라. 저도 이제 아내랑 커피도 마시고, 자유로운 오후 일정을 보냈던 것"
이렇게 학교장 멋대로 사전답사 예산을
쌈짓돈처럼 쓸 수 있는 이유는
허술한 규정 때문입니다.
충남 지역 학교는, 수학여행을 가기 전
학교 구성원 등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에서
관련 계획과 예산 심의를 받습니다.
이후 교육청에 여행 계획을 신고하고
사전답사 완료 서류를 사후보고식으로
제출합니다.
하지만, 누가 갔고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
구체적인 내역을 작성할 필요가 없어
유명무실한 수준입니다.
게다가 현행 지침에는 학생 수가 100명 미만인 작은 학교의 경우 이 보고마저 생략할 수 있게 돼있습니다.
최근 비리가 적발된 두 학교의 전교생도
모두 50명 미만이었습니다.
예산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학교장을
견제할 장치가 사실상 없는 셈인데,
교육부는 현장체험학습 업무의 경우, 지역마다 자체 매뉴얼에 따라 운영돼 문제 파악이 늦어졌다고 해명했습니다.
마소정/교육부 학교교수학습혁신과장
"학생 안전 사고 예방 의무를 회피한 것으로 보고, 저희가 모니터링도 계속하고 또 재발 방지에도 최선을 다하려고..."
교육부는 또, 이달부터 전국 일선 학교의
국내외 수학여행의 횡령 실태를 파악하고
근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명 짬짜미 답사 의혹을 어디까지 밝혀낼 수
있을지 의문이 일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소영입니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