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마치 폭풍전야 같은 월요일 저녁입니다.
오늘 밤부터 우리 지역에는
또다시 많은 장맛비가 예보돼 있습니다.
지난주 집중호우로 지역에서
백 곳이 넘는 제방이 무너지거나
떠내려갔는데, 복구가 채 이뤄지지 못해
2차 피해가 걱정입니다.
이승섭 기자입니다.
◀리포트▶
무너진 제방 사이로 강물이 흘러넘칩니다.
금강은 제방을 버팀목으로 삼았던
농경지 120ha를 순식간에 집어삼켰습니다.
하루 뒤에 찾아간 제방에서는
긴급 복구가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흙을 담은 포대가 높이 쌓여 있고,
화물차가 흙을 연신 실어 나릅니다.
이미 한 해 농사를 망친 주민들은
또다시 큰 비 소식에 걱정이 앞섭니다.
전기태 논산시 우곤리
"농작물 피해에 사람들도 저렇게 잘못되면...
피신했다가 왔잖아요. 뭐 얘기할 것도 없어.
저녁에 잠도 안 와요."
제방 위의 도로 곳곳이 폭삭 주저앉았습니다.
80여 가구가 사실상 고립됐고,
상수도마저 끊겼습니다.
"이 하천의 제방은 지난 집중호우로
완전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또다시 큰 비가
오면 홍수를 막기 어려운 상황인데요.
하지만, 복구는 아직 시작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더딘 복구의 손길에
주민들은 스스로 폭우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김용갑 논산시 어곡리 이장
"중장비가 사실 부족하거든요. 비가 많이
오고 하면 우리 주민들도 지금 대피하기
위해서 항시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집중호우로 충남에서
무너지거나 떠내려간 하천 제방은
모두 100여 곳.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금강으로 합류하는
지류하천의 제방이었습니다.
금강의 수위가 오르면서 지류하천의 물이
강으로 원활하게 빠져나가지 못한 탓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금강 수위에 영향을 주는 대청댐과 용담댐은
하류 지역을 고려해 방류량을 조절하고 있지만
또다시 폭우가 쏟아지면 방류량을 늘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영민 충남도 하천과장
"수위가 낮아진 하천부터 응급 복구를
시행 중입니다. 인력이나 장비를 상주하도록
하고, 재난 상황에 철저히 준비하도록
하고 있고요."
대전시와 세종시도 제방 유실이 우려되면
하천 주변에서 사람과 차량의 통행을
선제적으로 통제하기로 했습니다.
기상청은 충청 지역에 모레까지
100에서 200mm, 많게는 300mm 넘는 비가 오겠고
시간당 최대 60mm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습니다.
MBC 뉴스 이승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