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집중 취재 순서입니다.
세종의 한 대학 기숙사에서 수돗물에서
녹물이 나오고 이 물로 씻은 학생들이
피부질환까지 호소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학생들은 학교 재단측이 수천억 원에 달하는
교비회계 적립금을 쌓아놓고 있으면서도
협소하고 노후된 기숙사를 방치해 놓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세종의 한 대학 기숙사.
샤워기에서 뿜어져 나온 물이 누런 빛을
띱니다.
물을 걸러내는 샤워기 필터는 이미
황갈색으로 변했습니다.
올해 입학해 기숙사에 들어온 한 새내기
대학생은 전에 없던 피부질환까지 생겼다고
말합니다.
A 씨 / 홍익대 세종캠퍼스 1학년
"등이랑 목 그리고 귀 뒤에 뭐가 나기
시작해가지고 혹시 물 때문인가 생각했는데.. 지금 이건 필터 끼운 지 1주일이고 사용한 건 세 번째 사용했을 때 이렇게 됐습니다."
학교측에 수질 문제를 제기하자 돌아온 답변은 더 황당했습니다.
A 씨 / 홍익대 세종캠퍼스 1학년
"들어오는 답변으로는 한 시간 정도 미리
물을 흘려보내고 사용하면 괜찮아진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기숙사 시설도 곳곳이 노후된 상태,
4인 1실로 운영되는 기숙사 방은 침대와
의자를 놓으면 한 명이 지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협소합니다.
신발을 들여놓기도 어려워 신발장을 밖에
뒀지만 그나마 파손돼 방치된 것도 부지기수,
녹이 슨 침대는 기숙사가 지어진 지난
2002년에 설치된 겁니다.
이 학교의 한 학기 기숙사비는 4인실의 경우
69만 원, 2인실의 경우 98만 원을 받고
있습니다.
최승훈/
홍익대 세종캠퍼스 1학년
"음식을 조리할 시설도 없어서 많이 힘들었고요. 기숙사에서 워낙 생활하기가 힘드니까
선배님들은 자취를 하거나..."
CG/서울과 세종캠퍼스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홍익대 재단의 지난해 기준 교비회계 적립금은
7천569억에 달해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때문에 건축비용 충당과 장학금 지급 등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위해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는 교비회계 적립금을 쌓아만 두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커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세종 지역 커뮤니티 사이트에
"세종시에 두개밖에 안되는 종합대학임에도
재단과 세종시 모두에게 버려지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글까지 올렸습니다.
대학측은 지난해 기숙사 등을 대상으로 한
수질 검사에서는 기준에 부합하는 것으로
나왔다고 해명하고 학교 시설은 앞으로 5년
동안 2백억 규모 예산을 편성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