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리가 흔히 마시는 우유,
즉 음용유와 치즈 등에 쓰이는
가공유의 납품가를 달리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정부는 가격이 싼 외국산 가공유에 맞춰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낙농가들은 결국 유업체들을 위한
정책이라고 반대하고 있어
자칫 '우유 대란'까지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윤웅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여물을 주고, 착유기를 청소하며
기계 상태를 점검합니다.
청년 낙농후계자로 나서 벌써 13년째
새벽 4시부터 매일같이 반복하는 작업들입니다.
하지만 최근 물가가 많이 올라
원유를 유업체에 납품해도 남는 게 없습니다.
이성주 / 목장주
"기존에 (사료값 등 생산비가) 40% 이상
올라버리니까 저희 부담이 너무
커져버린 지금 상황이죠."
생산비에 연동되는 원유 가격 연동제에 따라
납품가 인상이 절실하지만, 올해는 협상이
첫발도 떼지 못했습니다.
정부가 새로 내놓은 '용도별 차등가격제'에
농가들이 반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제도는 마시는 우유인 음용유로 쓰일
원유보다 버터, 치즈 등 가공 유제품을 만들
가공유의 납품 단가를 더 낮추는 겁니다.
국내 우유 소비량 감소와 저렴한 가공유의
수입 증가로 위기를 맞은 낙농가에
차등가격제는 꼭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입니다.
하지만, 낙농업계는 강하게 반발합니다.
똑같은 원유인데 가공유라는 이유로
싸게 공급하면 농민의 이익은 줄고,
결국 저렴한 가격에 원유를 구매한
유업체만 이익을 본다는 얘기입니다.
김계훈 / 한국낙농육우협회 충남도지회장
"정부 대책이 시행될 경우, 농가 폐업은
증가하고 원유 생산량은 급감할 것입니다.
수입 유제품이 더 증가하며 자급률은 끝도 없이
추락할 것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낙농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차등가격제 등 낙농제도 개선안을
강행하겠다고 밝혀, 낙농가의 납품 거부 사태에
우유대란까지 이어지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웅성입니다.
(영상취재 : 신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