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년 전, 일제 강제동원과 관련해 대법원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에 피해자들한테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해당
기업은 여전히 꿈쩍도 안 하고 있는데요.
이때문에 미쓰비시 국내 자산을 매각해
배상해달라며 피해자들이 낸 신청 역시
서류조차 받지 않고 있었는데, 법원의
공시송달로 법적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배상이 지체되는 사이, 벌써 고령의 피해자
두 명이 세상을 떠난 만큼 이번에는 배상의
길이 열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김윤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일제 강제동원으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에
끌려갔던 양금덕 할머니 등 피해자 5명이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던 지난 2018년 11월.
그때만 해도 평생의 한을 푸는 것 같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미쓰비시가 각자에게 지급해야 할 1억 원대
위자료는 2년 가까이 깜깜 무소식입니다.
"대법원 판결대로 이행하라!"
기다리다 못한 피해자들이 미쓰비시중공업이
국내에 보유한 자산을 압류해 매각해서라도
배상해 달라며 법원에 낸 매각 명령 신청
역시 서류조차 받지 않고 있습니다.
대법원 승소 직후 숨진 피해자 1명을 빼고
4명이 받을 위자료는 8억 400만 원, 이에
상당하는 상표권 2건과 특허권 6건이
매각 명령 신청 대상입니다.
김정희/원고 대리인 변호사
"돈을 받아올 수 있는 방법 중에 가장 어려운 방법 중 하나를 가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쪽에서 서류를 받지도 않고 있는 상황이니까..."
매각 여부를 결정할 대전지방법원은
공시송달로 서류를 받은 것으로 하기로
했는데, 어제부터 그 효력이 발생하면서 법적 절차를 위한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공시송달은 소송 당사자가 서류를 받지 않아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내용을 실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입니다.
매각 결정에 필요한 압류명령결정문도 최근
공시송달해 다음 달 30일 효력이 생기고,
그때부터 법원 심리가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최종 승소 소식을 들었던 피해자 5명 가운데
벌써 두 명이나 세상을 떠난 터라 이제
시간도 많지 않습니다.
이국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대표
"시간과의 싸움을 하고 있을 정도로 매우 절박한 상황이고, 또 대부분 지금 병마에 신음하고 계셔서 더는 지체할 수 없는..."
이에 대해 의견서를 내겠다고 밝힌 미쓰비시는
물론, 일본 정부도 과거 청구권협정에 따라
해결된 문제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실제 배상까지는 여전히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됩니다.
MBC 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김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