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주에서 30대 집배원이 또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일을 마치고 잠을 자다가 돌연사했는데,
동료들은 과도한 업무와 열악한 노동 환경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전국집배노동조합은 지난 한해에만 25명의
집배원이 숨졌다며 살인적인 노동환경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김광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주우체국에서 무기계약직 집배원으로
일해온 34살 이은장 씨
그제밤 피곤하다며 방으로 자러 들어갔다가
어제 아침 어머니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부검 결과 나온 것은 돌연사 소견
유족들은 이 씨가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과중한 업무를 거부하지 못해 계속
과로해왔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휴일에는 상사의 사적인 업무까지
대신해야 했습니다.
[이재홍 / 유족]
"우리 집 개 밥, 사료 좀 줘. 그러니까 은장이가 친구들이니까 얘기를 했겠죠. 야 이런 것도 시키더라. 쉬는 날 자기 이사하니까 나와서 이삿짐도 나르라고. 그렇게 얘기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얘기 들으니까 억장이 무너지더라고요."
동료들은 산더미처럼 일이 몰려들면서
밥 먹듯 연장근무를 했지만 시간외 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동료 집배원]
"전날 (우편물 분류를) 해놓아야 하는데, 일반 우편물을 만질 시간이 없으니까 그게 계속 연장이 되는 거죠."
전국집배노동조합은 지난해 전국적으로
25명의 집배원이 숨졌는데, 대부분 과로와
안전사고가 원인이었다며 살인적인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최승묵 / 전국집배노동조합 위원장]
"우정사업본부가 비용을 줄이겠다는 이유로 초과 근무 예산을 반토막내고, 인력 증원 없이...당연히 무료노동이 늘어나고 노동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우정사업본부 측은 근로기준법 상 계약직
집배원들은 52시간 이상 일할 수 없게 돼있다며 이 규정이 준수돼온 걸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류일광 / 우정사업본부 우편집배과장]
"근로기준법 내에서 그 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저희들이 계속 유도하고, 교육을 시키고
안내해왔습니다."
이씨가 숨지기 바로 전날
세상을 떠난 집배원도 2명.
지난달엔 천안에서 50대 집배원이 출근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했습니다.
MBC뉴스 김광연입니다.
(영상취재: 양철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