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비해
현지 시찰단을 파견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원자력 관련 연구 시설이 밀집해 있고
시민단체의 움직임도 활발한 대전에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고병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일 두 정상의 가면을 쓴
시민단체 회원들이 물감을 섞어
시커멓게 변한 물을 바닥에 뿌립니다.
정부가 예고한 시찰단이
결국 일본 의도대로 오염수 방류를 돕는
결과로 이어질 거란 의미의 퍼포먼스입니다.
대전지역 시민단체들은 1박 2일에 불과한
시찰단 파견은 견학에 그칠 것이라며,
평가절하했습니다.
조용준 / 대전환경운동연합 국장
"과연 그걸로 우리가 제대로 된 방사능
오염수에 대한 안전 문제를 볼 수 있을
것이냐, 조사할 수 있을 것이냐, 제기할 수
있을 것이냐, 어렵다고 보고요."
하지만, 시찰단 파견이 앞으로
우리 국민의 원자력 발전소 오염수 방류
이해를 돕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일부의 전망도 있습니다.
정용훈 /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일본 정부와 협의가 잘 된다면, 우리가
일부 시료라도 가지고 와서 우리 정부가
직접 측정해서 그것을 보여드린다면 국민이
안심하는데 조금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본이 제공하는 오염수 방류 자료만을
검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일본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발전소 앞바다의 오염 정도를 전혀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추가 오염수 방류로 인한
영향만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한병섭 / 원자력 안전연구소 소장
"과거에 (사고 이후에) 방사성 물질이
얼마큼 나와서 후쿠시마 앞바다가 오염돼 있고,
그 정도를 확인해야 거기에 추가로 버리는 것이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 같이 묶어서 평가할 수 있는데.."
원자력 연구와 규제 분야 연구기관인
원자력연구원과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정부 입장으로 오해할 수 있다며, 시찰단
파견에 대한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정부 측으로부터 아직 전달받은
내용도 없다고 덧붙여 시찰단 파견이
과학적 접근보다는 정책적·정치적
결정 아니냐는 의구심을 키우고 있습니다.
MBC 뉴스 고병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