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정부가 연구개발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기술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거란 기대와
사업 선정 과정에서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야당은 삭감했던 예산을 복원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광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정부가 2천9백억 원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슈퍼컴퓨터 6호기 구축 등
초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고도화 사업.
지난 2021년 말 예비타당성조사 신청 이후
8개월여 만에야 예타를 통과했습니다.
과학기술계에서는 통상 반년 이상 걸리는
예타로 기술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연구개발
사업에 대한 예타 면제를 지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지난 17일, 국가재정전략회의)
"성장의 토대인 R&D를 키우기 위해
예타를 폐지하고 투자 규모도 대폭
확충하기 바랍니다."
이에 대해 적시에 사업이 진행될 거
기대가 나오는 반면 적잖은 우려도 제기됩니다.
사업 선정 절차에 대한 논의와 합의 없이
예타를 폐지하면 정부가 원하는 사업에
예산을 몰아주거나 선정 과정에서 정부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정부출연연구기관 관계자
"절차나 이런 것들이 많이 생략될 테니까
누가 그거를 과연 검증했을까..
고위 정부 당국이 바로 과제나 사업을
꽂을 수 있다는 거잖아요."
또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한 기초과학이나
순수과학 연구에 대한 투자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최연택 / 공공과학기술연구노조 위원장
"경제성, 수월성, 효율성 이런 부분에,
뭔가 아웃풋(성과)을 많이 내는 쪽으로
과제들을, 사업들을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클 것이고요. 기초 R&D 부분은 조금 밀려나지 않을까 이런 우려는.."
사업비 5백억 원 이상 사업에 진행되는
예타 대상 사업은 소수인만큼, 예타 폐지가
자칫 연구개발 예산 삭감에 대한 달래기용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국가재정법 개정에는 야당의 협조가 필수인데
민주당도 대통령이 잘못을 사과하고
R&D 추경에 나서는 게 먼저라고 촉구한 만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김광연입니다.
(영상취재: 장우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