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겨울, 전국적으로 꿀벌이
대량 실종되는 일이 있었죠.
올해는 더 심각하다고 합니다.
원인도, 대책도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
양봉 농민들은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승섭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산의 한 양봉농가.
꿀벌들이 월동을 마치고 조금씩 움직일 때지만 농가는 잠잠합니다.
벌통을 열어보니 꿀벌 시체들이 잔뜩 들어있고,
아예 비어 있는 벌통이 대부분입니다.
(S/U) "평소 겨울을 난 꿀벌들이 가득했던
벌통들이 이렇게 텅 빈 채 창고 안에
쌓여 있습니다."
이 농가에서는 지난해,
기르던 꿀벌의 절반 가까이가 사라졌는데,
올해는 더 많은 꿀벌이 실종됐습니다.
이윤수 양봉 농민
"(지난해에) 3백 개 월동 났는데
월동 들어갔는데 180개 내지,
그 정도는 살았는데 올해는 전멸했어요."
지난해부터 전국적으로 꿀벌의 수가
크게 줄면서 벌의 가격도 급등해
꿀벌을 새로 사들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신동철 양봉 농민
"그 전 같으면 (벌통 가격이) 15만 원에서
20만 원 했는데, 올해는 40만 원, 50만 원
해도 벌이 없다는 얘기에요."
지난겨울, 전국에서 꿀벌 80억 마리가
사라졌고, 대전과 세종, 충남 지역에서도
전체 꿀벌의 60%가량이 실종됐는데,
올해는 피해가 더 늘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는 꿀벌에게 피해를 주는 응애가 늘었고,
이상 기후 탓에 꿀벌이 사라졌다고 밝혔지만,
명확한 원인은 여전히 알 수 없습니다.
조효려 충남도 농업기술원 연구사
"약재의 오남용으로 인해서 응애들에 내성이나
저항성이 생겼다. 무인 항공 방제에 대한
피해들도 있지 않았나 해서 이 부분까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양봉 농민들은 정부가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에
소홀하고, 피해 지원에도 손을 놓고 있다며,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김영식 한국양봉협회 아산지부장
"병충해 방제, 사육 기반 지원 등을 해주시고,
전문 인력을 양성해서 앞으로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농촌진흥청은 올봄에 꿀벌을 잘 지킨 농가를
대상으로 꿀벌 실종의 원인과 대책을
다시 찾을 계획이며, 충남도도 지원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꿀벌 실종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장기적으로 농작물과 식물의 생장이 저해되고,
생태계 파괴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승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