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대전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출이 국민의힘
내분 사태로 파행을 빚었죠.
이런 사태는 역대 의회마다 반복돼 온
고질적인 병폐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 모두 마찬가지인데,
고병권 기자가 그 이유를 심층 분석했습니다.
◀ 리포트 ▶
국민의힘은 당내 의원 총회에서 10표를 얻은
김선광 의원을 하반기 의장으로 내정했습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합류한 조원휘 의원이 8표나 얻어
2위를 하고도 출마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김 의원이 단독출마했지만
정작 본회의 투표에선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김 의원이 중심이 된 소장파와 조 의원 주축
세력이 상임위원장 배분 등을 놓고 충돌하며
결국 의장 선출이 부결된 것입니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고의로 무효투표를 한
의혹이 있는 조원휘 의원 측 9명과
2차 투표에서 부결을 막기 위해 동료 의원들에 투표 불참을 유도한 김 의원 등 10명에 대해
징계 개시 결정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의장 선출을 둘러싼 이런 파행은 4년 전에도, 또
8년 전에도 당만 바꿔 똑같이 벌어진 바 있습니다. "
4년 전 제8대 대전시의회 하반기 의장단
선출을 위한 본회의.
의석 대다수를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의장 후보를 추대하고도 정작 본회의 투표에선
상당수 의원의 일탈로 세 번이나 부결됐습니다.
김종천 / 당시 대전시의회 의장
"총투표 22표 중 권중순 의원 11표 무효표 11표로 2차 투표에서도 출석의원 과반수를 득표하지 못했으므로.."
8년 전 제7대 대전시의회에서 내분은
더 심각했습니다.
민주당이 당론이라며 한 의원을 추대했지만,
단일 후보에 반대하며 독자행동을 한 후보가
다른 당의 도움까지 받아 의장으로 당선된
것입니다.
김경훈 / 당시 신임 대전시의회 의장
"더불어민주당 당원과 우리 시당 관계자분께 죄송하다는 사과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당시 물밑 협상 내용도 고스란히 드러났고,
이번 의회 파행과 판박이였습니다.
박희진 / 당시 대전시의원(새누리당)
"부의장 1석과 상임위원장 1석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선거가 끝난 직후의 상반기 의장은 시당의 영향력이 강해 잡음이 적지만,
지방선거가 2년 앞으로 다가오는 하반기 의장은 각 의원들의 정치적 계산이 치열해지는 시기여서 갈등이 더 불거질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또, 의장이 되면 나오는 관용차량과 비서진,
연간 6천만 원의 업무추진비에다 시장에 준하는
의전 등이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라는 겁니다.
유성구의회와 태안군의회 등 기초의회에서는
다수당이 의장단을 독식하는 사태가 반복되는 등 지방의회가 본분과 협치 보다는 권한과
잇속챙기기에 매몰돼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고병권입니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