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충남도의 30년 숙원 사업이었던
태안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이
내년 초에 첫 삽을 뜰 예정인데요.
그런데, 개발 예정 부지에 운영 중인
체험마을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체험마을이 현행법 상으로는
불법이라는 점입니다.
이승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려시대 삼별초가 여러 달 동안 주둔했던
태안 병술만.
주민들은 이곳에서 10년 전부터
바지락 캐기와 캠핑을 할 수 있는
체험마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성수기에는 하루에 7백 명 넘게 찾고,
드라마와 광고 촬영지로 이름이 나
150여 가구 주민들이 해마다 수익금을
나눠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5년 전, 야영장법 개정으로
충남도가 소유한 체험마을 부지는
녹지로 바뀌었고, 캠핑장 영업은
불법이 됐습니다.
주민들은 한 해 천만 원 넘는 변상금을
물어가며 체험마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재복 태안군 병술만어촌계장
"농촌에는 전부 노인들만 계십니다. 그러면
농사도 제대로 못 지어요. 여기서 나오는
바지락을 채취하고, 그다음에 체험마을을
운영해서 나오는 이득금에서 (생활합니다.)"
그런데, 이 체험마을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체험마을 부지가 내년 초 착공 예정인
안면도 관광지 3지구에 묶여
이곳에 골프장이 들어서게 된 겁니다.
주민들은 장소를 옮겨서라도
체험마을을 계속 이어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김중우 태안군 안면읍 중장1리 이장
"신야리 쪽으로 숲 속이 또 하나 있습니다.
사업 계획을 큰 것보다도 작게라도 변경을
해서 우리가 캠핑장과 함께 할 수 있게끔"
하지만, 충남도의 입장은 단호합니다.
체험마을이 엄연한 불법 영업이기 때문에
빠른 시일 안에 녹지로 원상 복구해야 하고,
관광지 개발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겁니다.
정광섭 충남도의원
"충남도와 개발업체, 주민과 함께 대화를
통해서 물꼬를 터 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주민들은 뜻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주민과의 상생을 위한 해법이 시급해 보입니다.
MBC 뉴스 이승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