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운동부를 운영 중인 대전의 한 사립대에서
체육학과장이 지원금 신청을 제때 하지 않아
연간 예산의 30%가량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좋은 성적을 냈던 학생들은
줄어든 예산에 기량이 크게 떨어지고
운동을 포기하는 경우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김성국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해 각종 양궁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 전국체전에서 은메달을 땄던
대전의 한 사립대 소속 양궁 선수.
국가대표를 꿈꾸던 이 선수는
졸업을 한 학기 앞둔 올해 여름,
활을 내려놓았습니다.
학교 측이 선수에 대한 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운동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OO대학 양궁 감독
"(아르바이트로) 고깃집도 하고, 헬스장도 하고. 여건이 여유롭지도 않고 좀 많이 부족함을 느꼈기 때문에"
실제로 이 대학은 대학스포츠협의회로부터
지난 2015년부터 훈련 비용을 지원받아왔는데,
올해는 하반기 예산 2천7백만 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올해 처음 취임한 체육학과장이 기간 내에
지원금 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선수들은 예산이 부족해 지난해 대회에서 사용했던 화살을 올해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학과장이 지난 4월 3일까지 대학스포츠협의회
홈페이지에서 평가 자료를 등록해야 했지만
닷새 넘긴 뒤에야 제출한 건데,
왜 늦게 제출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학과장은 자신이 답을 할 이유가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결국 부족한 예산은 성적 저하로 이어져
올해 전국체전 양궁 성적은 4위에 그쳤습니다.
OO대학 양궁 선수
"(화살에) 상처도 있을 수 있는데 그런 걸로
그냥 (대회) 나가야 하니까 화살이 어디 박히는지 알 수도 없고 날아가는 것도 이상한데 바꿀 수 없어서..."
지난 2017년부터 전국 대학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세팍타크로 선수들도
예산이 없어 대회 참가가 무산될 뻔했지만,
협회 도움으로 가까스로 출전했습니다.
OO대학 세팍타크로 선수
"실업팀 입단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 부분에서 만약에 대회를 못 나갔으면 어느 정도 타격이 있지 않았을까."
학교 측은 전국체전이 끝나고 나서야
이달 말까지, 받지 못했던 훈련비 2천7백만 원 전액을 교비로 추가 편성해 운동부에
지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OO대학 기획예산처장
"신청에 좀 실수가 있어서 외부 지원이 안 되는 부분만큼의 예산은 기획예산처에서 따로 배정해서 (지원하겠습니다.)"
해당 학과장에 대한 감사를 마친
학교 측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징계 여부를
검토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성국입니다.
(영상취재: 장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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