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세종시에서 머리를 다친 70대가
응급수술을 할 병원을 찾지 못하다가,
18시간이 지나서야 간신히
충북에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불과 10분 거리에 대학병원이 있었지만
전문의 부족으로 응급실의 문이
굳게 닫혀 있었던 건데요.
골든타임을 놓친 70대,
결국 일주일이 넘도록
의식불명 상태라고 합니다.
윤소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아파트 계단을 내려가려던 70대 남성이
중심을 잃고 바닥에 머리를 강하게 부딪힙니다.
계단과 보도블록 사이 벌어진 공간에
발이 걸려 순식간에 사고를 당했습니다.
심각한 뇌 손상을 입었지만,
지역에서 유일하게 응급 수술이 가능한
세종충남대병원으로 향하지 못했습니다.
전문의 8명이 줄줄이 그만두면서 사고 전날,
응급실 야간 운영이 전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사고 장소에서 대학병원 응급실까지는
차로 단 10분 거리에 불과했습니다."
통상 뇌출혈 환자의 골든타임은 3시간.
하지만 남성은 이송 당시 수술할 의사가 없었던
지역 민간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습니다.
간단한 처지만 받은 남성은
새벽부터 몸 상태가
점차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환자 가족
"너무 고통스러워하셔서 진통제라도 좀 놔주면 안되냐 호소를 해서 진통제를 따로 맞고 있었거든요."
남성은 결국 다음 날 오전이 돼서야,
충북 청주의 병원으로 옮겨져
사고 발생 18시간 만에 수술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일주일 넘게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환자 가족
"기타 기관들이 이제 서서히 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사실상 생명이 많이 위독하신..."
가족들은 대학병원을 코앞에 두고도,
다른 병원을 찾는 데
시간을 허비했다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환자 가족
"애당초에 대학병원에서 입원한 상태에서 출혈이 커졌을 때 바로 수술받는 조치를 받았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지역에서 유일한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세종충남대병원은 추석 연휴만큼은
응급실을 24시간 운영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전문의가 최소 5명이
충원되기 전까지 야간 운영은 어렵다고 밝혀,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소영입니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