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예산의 한 딸기 재배 농가에서
하룻밤 사이 2천만 원 상당의
딸기 모종이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극심한 폭염을 겪은 농민들은 어느 때보다
어렵게 농사를 짓고 있는 가운데,
심야 시간을 틈타 발생한 농작물 절도가
농심을 울리고 있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1일 오후 8시쯤 예산군 덕산면의
한 딸기하우스 농가 앞 도로.
화물칸이 비어있는 1톤 화물차량
한 대가 농가 골목으로 들어가더니
4시간 뒤쯤 화물칸에 무엇인가
잔뜩 실은 채 컴컴한 도로를 빠져나갑니다.
날이 밝자 농삿일을 나온 이창호씨는
비닐하우스 문을 연 뒤 깜짝 놀랐습니다.
출입구 가까이 심었던 딸기 모종
4천여 주가 뿌리째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폭염 내내 딸기 줄기가
죽지 않을까 8개월 동안 가꿨고,
불과 다음 달 수확을 앞둔 상태였습니다.
농민은 남아있는 딸기마저 걱정돼
밤잠을 설쳤다고 말합니다.
이창호 / 딸기재배 농민
"한 달 후에 수확이 시작되는데 이제 이걸 다 뽑아가서 이 상태가 됐어.. 집사람하고 저하고 어제 종일 누워있었어요."
피해를 입은 비닐하우스는 5동,
손실 금액은 2천만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렇게 성하지 않은 모종들은 내버려 두고
딸기 모종들만 뽑아간 것으로 볼 때, 딸기 농사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사람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예산군에서는 덕산면 외에도 오가면
딸기 농가에서도 도난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경찰도 모종채로 뽑아간
사건은 흔치 않다 말합니다.
예산경찰서 관계자
"서리하는 식으로 사과 몇 박스 가져갔다 뭐 이런 얘기는 있었었는데 이렇게 모종을 이렇게 가져간 건 지금 저희가 처음 (신고를) 받아봤어요."
앞서 지난 3월에도 논산과 공주의 농가에서도
방울토마토와 딸기 수백kg을 도난당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지난 2019년부터 5년 동안 충남에서 발생한
농작물 절도 365건 중 검거율은 39%대에
그치고 있어 치안에 취약한 농가들을 위한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