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집중호우로 곳곳에서
시간당 60mm의 폭우가 쏟아진 충남에서는
농경지 침수 피해가 잇따랐는데요.
추석 대목을 앞두고 한 해 농사를
망치게 생겼는데 또 비가 온다는 소식에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번 집중호우 기간 300mm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진 충남 보령.
어제(11) 거대한 저수지로 변했던
논을 다시 찾았습니다.
"비가 그친 지 하루가 지났지만
벼들은 아직도 흙탕물에 잠겨있고요.
농로마저 끊기면서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물 위로 고개를 내민 벼는
흙으로 뒤범벅이 됐고
여물어야 할 볍씨는 물을 잔뜩 머금은 채
썩기 시작했습니다.
강신흥 / 충남 보령시 주교면
"비료값 올랐지 농약값 올랐지, 인건비
올랐지. 또 이렇게까지 침수가 되가지고…
답답하고 갑갑하고 속상한 마음이
그지없습니다."
많은 비가 왔던 부여의 멜론 농가,
이제 막 영글기 시작한 멜론은
펄 속에서 뒹굴고,
수확을 보름 앞둔 다 자란 멜론 역시
물에 잠겨 상품성이 떨어졌습니다.
"침수로 인해 뿌리가 하루 만에
썩어 들어가면서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해
멜론들이 말라죽어가고 있습니다."
이 농가는 이번 폭우에
비닐하우스 19동이 모두 물에 잠겼습니다.
추석이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출하도 못 해보고 1년 농사를 망쳐 버렸습니다.
박영민 / 충남 부여군 은산면
"답이 없죠.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요새 잠도 안 오고… 아. 뭐부터 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물도 빠지지 않아
복구는 시작조차 못 했는데
충청지역엔 이번 주말
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농민들의 걱정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공상민 / 대전지방기상청 예보관
"13일 오전부터 14일 오후까지 충남권 북부를 중심으로 30~80mm, 그 외 지역은 20~60mm의
비가 내리겠습니다.
이번 집중호우로 충남에서는
농가 481곳, 농경지 465헥타르가
침수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