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주말 충남 당진의 한 마을회관에서 놀던
6살 남자아이가 갑자기 무너져 내린 대리석
난간에 깔려 숨졌습니다.
접착제만 발라 덩그라니 얹혀져 있던 난간이 20kg도 안되는 아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진건데, 한 아이의 생명을 앗아간
허술한 시설임에도 안전 기준도 책임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남 당진시 석문면의 한 마을회관.
대리석 난간이 무너져 덩그라니 놓여 있습니다.
지난 주말 오전, 작은 할아버지 댁에
농삿일을 도우러 온 이모 군 가족.
당시 6살 이 군은 마을회관 난간에 매달려 놀고 있었는데 난간이 갑자기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 군 아버지
"이 상태에서 다리를 딱 드니까 이 세 개가
다 무너지면서 뒤로 그대로 넘어가면서 저게
완전히 심장을 다 짓누른 거죠."
이 군은 현장에서 구급대원들에게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S/U)"사고가 난 난간은 성인 무릎 높이로
걸터앉기 좋은 높이로 제작됐지만, 제대로
된 고정장치 없이 거의 얹혀 있는
상태였습니다."
숨진 이 군의 몸무게는 18kg 남짓.
무너져 내린 난간의 받침대는 한 손으로도
들릴 정도로 허술했습니다.
마을 주민
"(대리석 난간을) 그냥 얹어놓은 것과
똑같잖아요. 그리고 여기 밑에도 시멘트가
하나도 안쳐져 있잖아.."
사고가 난 난간은 2010년 마을회관 증축 당시 새로 만들어졌는데, 누가 어떻게 시공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당진시 관계자(음성변조)
(기자) 그걸 누가 시공했는지도 알 수
있을까요? / 시공한 건 업체가 정확하게 기록이 안돼 있어요. 그리고 옛날 자료라 기록이
남아있지도 않아서..
마을회관은 통상적으로 마을 이장이 관리를
맡고 있지만 안전사고가 나도 책임이 명확하지 않고, 난간의 경우 건축법 상 명확한
안전시공 기준이 없습니다.
윤현도 / 충남대 건축공학과 교수
"난간 같은 경우는 주요 구조체가 아니기
때문에 기준이라든지 건축법에서는 그냥
안전해야 한다는 모호한 규정이 돼있긴
한데.."
누가 시공했는지 알 수도 없고, 제대로 된
안전 기준도 없이 허술하게 만들어진 시설이
한 아이의 생명을 앗아갔지만 도대체
어디서부터 문제인건지 부모들은 억장이
무너져 내립니다.
이 군 어머니
"어떤 사람은 그러더라고요 여기 시골 촌이라서 그런 것 없다. 그럼 시골 촌에서는 누구든
이유 없이 죽어나가도 그냥 아 재수 나빴다
운나빴다 그러고 넘기면 되는 건가요?"
경찰은
사고와 관련해 관리 책임과 함께 난간이
부실하게 시공된 내용이 없는지 들여다보고
있고, 당진시는 뒤늦게 관내 마을회관과
경로당 시설물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