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배 생산농가에서는 흠집 없이 매끈한 과실을
수확하기 위해 대부분 봉지를 씌워 키우는데요.
국내 최초로 천안의 한 농가가 봉지를 씌우지 않고도 배의 품질을 유지하는 재배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기존 배보다 훨씬 달고, 일손과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김윤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2년째 배 농사를 짓는 민동현 씨.
그런데 배나무마다 진한 갈색빛의 배가
주렁주렁 매달린 게 보입니다.
색깔이 밝고 흠집 없는 매끈한 배를 만들려고
특수한 종이로 만든 봉지를 씌워 키우는
다른 과수원 모습과 사뭇 다릅니다.
국내 최초로 봉지를 씌우지 않고
햇볕을 충분히 받아 키우는 '무봉지배'를
안정적으로 재배하는 데 성공한 겁니다.
무엇보다 한 장에 60원씩 하는 봉짓값과
그걸 씌우고 벗기는 데 드는 인건비 등을 30%,
일손도 20%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민동현/'무봉지배' 재배 농민]
"화접할 때 그다음에 1차 적과할 때만 사람을 쓰고 나머지는 식구끼리 슬슬 배 딸 때까지 하면 되니까 제가 체험하기는 30~35% 절감되는 것 같습니다."
[김윤미 기자]
"특히 배봉지는 재활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소각해 버리는데, 배봉지를 쓰지 않을 경우 환경오염을 줄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색깔이 다소 붉고 표면이 거칠지만,
햇볕을 쬔 덕분에 훨씬 달콤해
기존에 11브릭스 안팎이던 당도도
14브릭스 이상으로 높습니다.
다만 선물용이나 제수용으로 배를 찾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색깔과 모양을 중시하는
인식이 걸림돌입니다.
[한점화/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관]
"맛보다는 먼저 눈으로 모양과 색깔이 좋은
과실을 선호하게 되는데, 봉지를 씌우지 않게 되면 아무래도 과피색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좋지 않기 때문에..."
농촌진흥청은 이 기술을 확대 보급하기 위해
무봉지 재배가 가능한 품종을 선발하는 한편,
봉지를 씌우지 않았을 때 생기는 나방 등
병해충을 막는 기술도 개발할 계획입니다.
MBC 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윤재식, 그래픽: 정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