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농민들이 추수를 앞둔 들판에서
다 자란 논을 갈아엎었습니다.
전쟁과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비료값과 면세유 가격 등 비용은
크게 오른 반면 쌀값은 폭락해
이대로 더는 못 살겠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선 겁니다.
김광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가을걷이를 20일가량 앞둔 들판.
다 자란 벼를 트랙터 여러 대가
이리저리 오가며 갈아엎습니다.
타들어가는 봄 가뭄 때는 물을 대고
장마 때는 농수로를 정비하며
정성껏 기른 벼가 스러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농민의 마음은 타들어 갑니다.
"농민들은 쌀값 보장과 양곡관리법
개정 등을 주장하며 충남 9개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인 논갈이 투쟁을 벌였습니다."
지난해 20kg에 5만 7천 원대였던
쌀값은 올해 4만 6천 원대로
1년 사이 2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트랙터와 콤바인 등 농기계에 사용하는
면세유와 비료값은 두 배가량 급등했고
인건비 등 비용이 오른 상황.
농민들은 이대로는 못 산다며
206원 밖에 안 되는 밥 한 공기 가격을
3백 원까지 보장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규호 / 보령농민회 농민
"비료가 작년 기준보다 한 포당 1만 원 정도
올라갔는데 논 1ha에 30개가 들어갔다고 하면
30만 원 이상 들어간 거죠. 밥 한 공기 300원이
쌀 한 가마로 24만 원인데 그 정도 가격이
유지가 된다고 하면.."
또 정부의 시장격리가 늦어진 탓에
쌀값 하락을 막지 못했다며,
일정 기준이 되면 자동으로 시장격리를 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유관형 / 천안농민회 감사
"(가격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격리하게끔
조항을 넣었는데 그걸 안 하고 있습니다.
아주 법제화를 해서 무조건 가을 되면
몇 프로 정도는 자동 격리가 들어가야.."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말까지 관련 대책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음성변조)
"양곡관리법상 10월 15일까지 수급 대책을
마련토록 돼 있는데요. 일찍 당겨서
9월 말까지 저희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쌀값 하락이 지속하면
식량 안보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오는 11월과 12월 농민대회에 이어
민중대회로 투쟁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광연입니다.
(영상취재: 황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