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지역
경제·사회 전 분야에 걸쳐 피해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혼자 사는 노인들이 많은 농어촌 지역의
경우 경로당과 복지회관 등이 무료 급식과
취미 활동 제공 등 복지 사랑방 역할을 했지만,
코로나 여파로 속속 문을 닫으면서 지역
소공동체가 무너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문은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태안의 한 마을. 경로당 문이 굳게 잠겼습니다.
매일 주민 3~40명이 모여 건강 체조도 하고
점심도 나눠먹던 동네 사랑방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에 문을 닫은
겁니다.
[문수진 태안군 태안읍 노인회장]
"문 닫은 지가 아마 지금 한 일주일
훨씬 넘었죠. 닫아놓고 하니까 우리
노인들이 아주 그냥 어디 갈 바를 모르겠어요.
꼼짝 못 하고 집에 갇혀 있으니까..."
갈 곳을 잃은 어르신들은 꼼짝없이 집에
갇힌 신세가 됐습니다.
홍성의 한 무료 경로식당도 지난주부터
무료 급식을 중단했습니다.
10년 넘게 무료 급식을 해 왔지만 급식을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고미영 사단법인 공감사랑나눔회 사무국장]
"어르신들이 질병, 그 전염병에 대해서
취약한 부분이 있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에 (급식 중단을) 해야 된다고는
했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그런 걱정,
즉 결식 때문에 식사를 못하시는 분들이
혹시라도 있을까..."
무료 급식 대신 즉석밥과 국·반찬을 담은
간편식 꾸러미를 나누지만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 지 알 수 없습니다.
[김성숙 무료급식 담당 조리사]
"저희가 식사를 못하셔서, 오셨는데
같이 집에서 드시라고 저희가 이렇게
준비를 했거든요. (아이, 고마워요)"
어르신들은 당장 밥 먹을 걱정도 크지만,
유일한 소일거리이던 친구를 만날 수 없다는
점이 더 서운합니다.
[이정희 홍성군 광천읍]
"먹는 것도 좋지만 친구들하고 이렇게
어울려서 다니고 오고 가고 그랬잖아.
웃고 그게 제일 아쉬워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 속에 도내 노인복지관
16곳 가운데 절반 가량이 휴관에 들어갔습니다.
나머지도 축소 운영중이며 특히 경로당 등
마을 소모임 상당수도 지역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로 운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장기화 조짐마저 보이는 코로나 사태로
지역 소공동체가 붕괴 위기에 놓였습니다 .
MBC 뉴스 문은선입니다.
(영상취재: 여상훈, 양철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