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천에서 시작된 수돗물 유충 사태로
먹는물 특히 수돗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죠.
대전 도심에, 그것도 아파트에서
상수도 공급이 안돼 수십년째 수돗물이 대신
지하수를 받아 쓰는 곳이 있습니다.
이 아파트에 50년 만에 수도가 놓이게
됐다는데 어찌된 사연인지 문은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50여 가구가 입주해 있는 대전 중구의
한 아파트,
지은 지 50년,
대전에서 처음 세워진 아파트이자 가장
오래된 아파트입니다.
건설 당시부터 상수도 공급이 안돼 관정을 파고
지하수를 끌어올려 생활용수로 쓰고 있습니다.
[최규성 대전 A 아파트 주민]
"지하수야, 지하수. 수돗물이 안 나와서.
저렇게 통에다 떠다 먹잖아. 먹는 거는.
그러고 (지하수로) 설거지만 하는 거야.
청소하고.."
수십년째 수돗물 대신 지하수를 쓰는데,
그나마 최근엔 누전으로 펌프가 작동하지
않아 옥상의 물탱크가 텅 비었습니다.
집집마다 설거지 거리가 그대로 쌓여있고
욕실 물도 안 나와, 화장실이라도
사용하려면 직접 물을 부어줘야 합니다.
주민들에게 이런 불편은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박태현 대전 A 아파트 주민]
"(주민들이) 일주일에 두 번씩 물 소독을
합니다, 여기는. 그런데도 식수로는 못 쓰고
생활용수 밖에 못 써요. 석회분이 많이
섞여 있어서 그래서 다 물 떠다 먹고 생수
사 먹고 그래요."
50년 만에 이 아파트에 수도가 놓이게
됐습니다.
가구 당 수십만 원씩 부담할 형편이 안 돼
수도 공사를 엄두도 못 냈는데 1억 원 남짓한 공사비를 선뜻 내놓겠다는 곳이 나타난 겁니다.
[이범식 대전 문창신협 이사장]
"이야기를 듣고 보니까 너무나 안타깝고
그래서 주민들의 고통이 심할 것 같아서
이것을 해결해 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임원 회의를 통해서 만장일치로..."
공사는 다음 달(8) 시작돼 연말쯤이면 집집마다 깨끗한 수돗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김상득 대전 석교동 옥계동 호동 통장협의회 회장]
"둘러보면 제일 애로사항이 물이었는데
물이 해결이 돼서 이제 기분이 다 좋을 거예요."
상생 또는 나눔이라는 거창한 말이 아닌,
주위를 둘러보고 어려움을 덜어주려는 한
기관의 통근 결정에 주민들은 50년 숙원을
풀게 됐습니다.
MBC뉴스 문은선입니다.
(영상취재: 신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