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실 문제가 심각한 세종시에서 이른바
관광숙박시설 입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학교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 상가 건물이
관광숙박시설 임대 유치를 추진하는 건데,
학부모 등 일부 주민들은 교육적인 이유로
이를 반대하고 나서 갈등이 확산될 조짐입니다.
윤웅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세종시 보람동의 한 상가 7층.
최근 세종시에는 이 상가 7·8층을 여행객들이
머무는 관광숙박시설, 이른바 '호스텔'로
만들겠다는 용도 변경 신청이 접수됐습니다.
호스텔은 공용 샤워실이나 주방 등을 갖추고
여행객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숙박을
제공하는 시설입니다.
상당수 상인들은 세종시에 숙박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상권 활성화를 위해
임대유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인근 상인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이쪽으로 오시겠죠.
식사하시고 올라가시거나, 집에 가시기 전에
식사하고 가실 수도 있는 거고 활성화되면
좋은 거죠."
그러자 학부모를 중심으로 주민 반대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호스텔이라고 하지만, 일반 숙박업처럼 변질될 가능성이 있고 인근 숙박시설이 계속 늘어날
수 있어 교육상의 이유로 적절하지 않다는
겁니다.
실제 해당 상가를 중심으로 500미터 반경 내에 유치원과 초중고교가 9곳이 자리잡고
있는 상황입니다.
송경희 / 세종시 ㅇㅇ초등학교 학부모회장
"유치원부터 초중고까지 학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일몰 이후 시간까지
학원 이 지역을 드나드는데 교육적으로 안 좋을 거라고 저희 부모들은 생각하고 있고요."
제1종 근린생활시설인 해당 건물의 경우
관광숙박시설 변경은 법적 문제가 없지만
세종시교육청은 학습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시청에 반대 입장을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종시는
교육청 등 관계 기관들과 협의 중이며, 조만간 용도변경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주택가와 학교가 밀집한 지역에 숙박시설은
안된다는 주장과 지역 상권 활성화 등을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이른바 학습권 침해와 재산권 행사가
충돌하는 지역 내 갈등으로 촉발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웅성입니다.
(영상취재 : 여상훈 그래픽 : 조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