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지난 20일부터 이틀 동안 내린 비로
충남에서는 전국에서 침수된 농경지의
절반인 1,900㏊가 침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농경지 침수 대부분은
벼 쓰러짐 피해로 분석됐는데,
가을걷이를 코앞에 두고 발생한 수해에
농민들은 망연자실해하고 있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1일 폭우가 쏟아진
태안군 근흥면의 한 멸치 건조공장.
빗물이 무릎 높이까지 들이차면서
출하를 앞둔 멸치들이 모두 망가졌고,
공장 설비들마저 물에 잠겼습니다.
비가 그친 뒤 찾은 공장은 썩어가는
멸치 주변으로 파리만 들끓고 있습니다.
김현숙 / 멸치 건조공장 대표
"신진항에서 불났을 때 우리 배가 불이 났었어요. 겨우 대출받아서 배 지어가지고, 이자 조금 넣어가면서 빠듯하게 살아나가는데 또 이렇게 피해를 보게 된 거예요."
지난 20일부터 이틀 동안 서산과 대전 정림동에는 270㎜, 논산과 태안 근흥면에는 250㎜를
웃도는 폭우가 쏟아졌는데,
주말까지 접수된 전국 농경지 침수 피해
3,600여㏊ 가운데 절반인 1,896㏊가
충남에 집중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충남도 내에서는 태안군이 394.7㏊로
면적이 가장 넓었고, 대부분은
벼 쓰러짐 피해였습니다.
태안군 근흥면 일대 농경지는 곳곳마다
벼들이 한쪽으로 쏠려 엎어져 있고,
복구는 시작조차 못 했습니다.
"물은 대부분 빠졌지만 쓰러진 벼에서는 싹이 나기 시작해 상품성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수확을 불과 보름여 앞두고 일 년 농사를 망친
농민은 이런 가을 폭우로 피해를 본 건
30여 년 만이라고 말합니다.
송기국 / 태안군 근흥면 마금3리 이장
"농사짓는 사람은 벼 하나, 이삭 하나도 소중하고 아깝거든요. 그런데 전체적으로 다 농사를 포기하는 상태여서.. 하느님도 너무하시다 그런 생각이 드네요."
지난 7월에 이어 불과 두 달 만에
호우 피해가 반복된 가운데,
충남도는 이번 주부터 피해 농경지 정밀
조사를 진행한 뒤 면적에 따른 보상 방안 등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