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래저래 농작물들의 수난이 심상치
않습니다.
복숭아 주산지인 세종시에서는 심각한
냉해가 발견돼 한 해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난겨울 기록적 한파에 최근 이례적인
4월 한파 영향인데 전체 재배 면적의 75%가
피해를 봤다고 합니다.
고병권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복숭아 주산지인 세종시 전동면 일대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복숭아나무가
가득합니다.
열매를 맺게 하는 꽃이 흐드러지게 필
시기지만, 꽃눈이 모두 떨어져 버린 겁니다.
정상적인 나무와 비교해 보면 피해는
더 뚜렷이 드러납니다.
얼마 남지 않은 꽃도 열매를 품는
씨방이 없는 것이 태반입니다.
아예 나무껍질이 벗겨지며
고사 위기에 빠진 나무도 여럿입니다.
지난겨울 세종시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낮은
영하 24.2도의 기록적 한파가 닥치면서
전동면, 전의면을 중심으로 냉해를 입은
것입니다.
여기에 최근 유례없는 4월 한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심각한 냉해 피해를 입어 아예 올해 농사를
포기한 곳도 20여 농가, 피해 면적은 25ha에
달합니다."
부분적인 피해를 본 480여 농가를 더하면,
피해 면적은 300ha, 세종시 전체 복숭아
재배 면적의 75%에 달합니다.
이은구 / 세종시 농업기술센터 계장
"과거 한 50년 이내로 이런 피해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재해가 거의 없는 복숭아는 보험 가입률도
전체 농가의 5% 안팎에 그쳐,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윤재환 / 세종시 복숭아 재배 농가
"망했지요. 망했습니다. 만약에 통장에 돈이
잔고라도 없으면 굶어 죽을 판입니다."
냉해를 입은 나무라도 내년 농사를 위해
계속 관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
농민들은 관리 비용은 그대로 들어가면서
수확은 전혀 없는 악몽 같은 여름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고병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