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홍성에서 난 큰 산불이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을 타고 번지면서 천헥타가
넘는 산림과 수십채의 주택과 축사 등을
집어삼켰습니다.
삶의 터전은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고,
바람이 불때마다 강해지는 불길에
이재민들은 또 다른 대피처로 급하게 몸을
옮겨야 했습니다.
김광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산 능선을 따라 커다란 불길이
활활 타오릅니다.
높이 솟구친 연기가 온 하늘을 뿌옇게
덮은 가운데 헬기들이 오가며 연신 물을
뿌리는 필사적인 진화작업이 이어집니다.
지난 일요일 홍성군 서부면에서 난 산불은
한때 70%가 넘는 진화율을 보였지만,
강해진 바람에 또다시 능선을 따라
번졌습니다.
바람이 불때마다 강해지는 불길에
전날 몸을 피했던 이재민들까지 다른 곳으로
대피해야 했습니다.
임종흔/대한적십자사 예산지구 협의회장
"불이 바람 타고 계속 넘어와서 임시로
다른 데로 옮기려고 지금 짐 싸고 있어요."
이번 불로 이재민 2백여 명이 대피했고
산림 등 1000ha가 넘는 면적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불이 난 야산 아래 있는 건물입니다.
벽과 지붕이 모두 무너져 내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고요. 이쪽에는 아직도
연기가 나고 있습니다."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은
망연자실, 할말을 잃었습니다.
성열희 / 이재민
"자긴 뭘 자. 자진 못했지. 떨리고 뭐
집 생각하면 잠이 오나."
비닐하우스와 축사 수십동도 타버려, 당장
생계조차 막막한 상황입니다.
피해 농가 주민
"손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대야 할지 몰랐고.
너무 많이 타서. 집도 1층이 많이 타고,
주위에 다 탔으니까. 소가 이제 화상을 좀 많이
입었어요."
아직 명확한 화재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는데,
충남도 특별사법경찰 등은 실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화재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김태흠 / 충남도지사
"산에서 내려오는 분들이 의심되는 부분들
있는데, 그런 건 특수 업무 분들이
여러 가지 상황을 점검하고.."
이번 산불로 군 지정문화재인
조선 후기 유학자 남당 한원진 선생 사당도
일부 소실된 가운데, 전체 피해규모가 정확히
확인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김광연입니다.
(영상취재 : 신규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