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대전시의원 10여 명에게
불법 합성 영상물이 담긴 협박성 이메일이
발송됐다는 소식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전국의 지방의원 수십 명이
같은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른바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해
협박의 수법이 한층 진화했다는 분석입니다.
이승섭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한 대전시의원이 이달 초에 받은 이메일입니다.
당신의 범죄 사실을 알고 있다고 협박하는 글과
대전시의회 홈페이지에 있는 해당 의원의
사진이 합성된 짧은 동영상이 첨부돼 있습니다.
답장을 보내면 돈을 요구하는 이메일이 오는데,
자세히 보면 협박성 글도, 첨부된 합성 영상도
조잡한 수준입니다.
대전시의원 10명이 이런 이메일을 받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지방의원을 상대로 한 불법 합성물
협박 피해는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부산, 대구와 인천 등에서 지방의원 수십 명이
불법 합성물이 담긴 협박성 이메일을 받았다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피해 의원은 대부분 20대에서 40대 사이의
남성으로 이들이 받은 협박성 이메일의 글귀와
동영상의 합성 방법 등은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지역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딥페이크' 범죄가 중앙 정치권이나
고위 공직자로 확대되고, 나아가 선거 공작에도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도선 / 한남대 경찰학과 교수
"지역의 민심으로 그들의 어떤 정치적인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런 점을 악용해서 그들을 협박하여 여러 가지 정치적인 목적이든 또는 금전적인 목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인터넷에 얼굴이 공개된 사람이면 누구나
동일한 수법의 협박에 노출될 수 있어
정부와 관련 업계가 기술 보완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습니다.
경찰은 금전을 빼앗기는 등의 추가 피해는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았다며, 협박범의 정체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승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