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서산 천수만을
비롯해 올겨울 충남 곳곳에서 천연기념물인
독수리가 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먹이 찾기가
어려워지자 경기도 파주와 강원도 철원
등의 접경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는 독수리들이
남하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짙은 갈색 몸에 매서운 눈, 날카롭게
구부러진 발톱과 부리.
천연기념물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독수리입니다.
새장을 벗어나자마자 3m에 달하는 날개를
펴고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지난달(1) 29일 태안의 한 농경지에서
독극물에 중독된 채 발견됐던 개체들로,
극진한 보살핌 속에 9마리 모두 건강을
되찾아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김봉균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
"독수리 소낭에서 먹이로 먹은 사체를
꺼내본 결과, 굉장히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었고 침을 흘리거나 동공이 축소되고
운동성이 제한되는 여러 가지 증상에 따라서
농약 중독의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고
현재는 검사 중에 있습니다."
몽골에서 서식하는 독수리는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납니다.
주로 경기도 파주와 강원도 철원 등
접경지역에서 월동하는데 올겨울엔 충남까지
내려온 겁니다.
특히 최대 70마리까지 확인되는 등 대규모
겨울나기는 처음으로 먹이를 찾아 남하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성우 서산 버드랜드 주무관]
"올겨울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경기, 강원 등) 먹이주기가 중단되면서
철새들의 먹이 부족을 통해서 여러 지역을
흩어 다니는 그런 형태였거든요."
[문은선 기자]
먹이를 찾아온 독수리 떼는
이곳 천수만에서 지금도 하루 평균
20~30마리가 확인됩니다.
서산 버드랜드 등은 독수리의 월동을
돕기 위해 로드킬 등으로 폐사한 고라니를
먹이로 주고 횟대 등 쉼터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철새들의 낙원 천수만이 천연기념물
독수리의 새로운 월동지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문은선입니다.
(영상취재: 양철규, 화면제공: 충남야생동물
구조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