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수해로 울상인데 정부는 특별재난 기준 상향/데스크

◀ 앵 커 ▶
지난 8일부터 충청권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충남에서는 1,600억 원 넘는
피해가 집계됐습니다.

수해를 입은 지자체들에게는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유일한 희망인데요.

정부는 특별재난지역 선포 피해 기준을
30% 상향하는 개정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태욱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부여군 규암면의 한 수박 비닐하우스.

수마가 할퀸지 열흘이 넘었지만
복구는 시작조차 못했고,

폭염속에 흰 곰팡이 범벅이 된 수박들은
악취를 풍기며 썩어 들어가고 있습니다.

농민은 2년 전과 지난해 연속 수해를 입은 뒤
배수펌프장을 추가 설치해 달라 말했지만
농어촌공사로부터 5년 뒤에나
공사가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고,
결국 올해도 또 수해를 입었다 말합니다.

천춘기 / 부여군 규암면 나복3리 이장
"정부 계획은 내년도에 인가를 맡아서 2029년도까지 공사를 해야 된다 이렇게 이것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벌써 3년째 이러고 있는데 앞으로 뭐를 먹고 삽니까? 농민들이.."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충청권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충남도가 집계한 도내 피해액은
21일 기준 1,644억 원.

수해 복구와 배수시설 인프라 확충에는
많은 비용이 필요한 만큼, 재정이 열악한
농촌지자체에서는 국비가 투입되는
특별재난지역 선정이 필수적인데,

행정안전부는 단일시설물 피해에도 국고지원기준을 충족하게 되는 지금의 불합리를 개선하겠다며,

규정 개정을 통해 국고지원과 특별재난지역 선포 피해액 기준 30% 상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규정이 개정되면 국고지원 기준은
현행 26억 원에서 33억 원으로 30% 오르면서
여기에 2.5배로 계산하는 특별재난지역 선포
기준 역시 82억 5천만 원으로 오르게 됩니다.

재난피해 등록 시스템 입력 당시
피해액 1억 원이 모자라 특별재난지역
조기 선포 대상지에서 빠진 부여군은
기준 상향 추진 소식에 난색을 표합니다.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문턱이 높아지면
지방비를 더 투입해야 하는데, 이로 인해
인구 감소 등으로 재정난을 겪는 농촌 지자체의
붕괴까지 가속화된다는 겁니다.

박정현 / 부여군수
"앞으로 피해 규모를 상향 조정해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게 되면, 재정력이 열악한 특히 농촌지자체는 굉장히 큰 부담으로 작용될 것 같습니다."

정부는 오는 10월까지 의견 수렴과
국무회의를 거쳐 재난 기준 상향 내용을 담은 규정 일부 개정령안을 의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수해 피해 지원과 재발 방지를 위한
예산 확대를 요구하는 농촌 지자체와,
국비 지원 문턱을 높이려는 중앙정부의
입장이 또 다른 갈등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
◀ END ▶
김태욱



▶대전MBC 코로나19 상황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