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엿새 동안의 긴 설 연휴가 끝난 뒤
도심은 분리 배출되지 않은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버려진 양심의 현장을,
김성국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 리포트 ▶
주택들이 모여있는 대전의 한 골목.
담벼락 앞에 스티로폼 포장재와
선물 상자 등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플라스틱과 캔 등 재활용품만 담겨 있어야 할
투명 봉투에는 일반 쓰레기인 담뱃갑과
과일용 포장재가 뒤섞여 있습니다.
종량제 봉투에 음식물을 함께 버리면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경고 현수막이 걸려있지만 이를 비웃듯 봉투에서 음식물들이 나옵니다.
주민
"외관상 상당히 보기 안 좋아요, 누가 이렇게 했는지는 몰라도. 오늘 되게 많네 유별나게."
쓰레기를 수거·선별하는 폐기물 처리 업체로
가 봤습니다.
종이와 오염된 플라스틱 등 재활용이 어려운
쓰레기들이 뒤섞여 산처럼 쌓였습니다.
"명절 연휴 동안 나온 스티로폼 쓰레기입니다. 대부분 택배 운송장 등 스티커와 포장용 테이프가 그대로 붙어 있어 또다시 분리해야 합니다."
평소보다 쓰레기가 두 배가량 늘어난 가운데
분리배출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직원들은
3시간가량을 더 일해야 했습니다.
김상중 / 선별 업체 직원
"(재활용 쓰레기봉투 안에) 깨진 병도 있고 플라스틱도 있고 칼도 들어있어요, 위험합니다. 분리배출을 좀 해주셨으면..."
대전에서 이번 설 기간 동안,
아파트에서 나온 쓰레기를 제외하고
버려진 쓰레기 양은 3천7백94t.
3년 사이 2천5백53t에서 49%가량
늘었습니다.
여기에 재활용이 어려운 과대포장 선물까지
줄지 않으면서 문화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경호 /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내용물만 이렇게 간단하게 전달하더라도 마음이 충분히 전달될 수 있다'라고 하는 인식의 전환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
대전시는 지난 20일부터 열흘 넘게
불법 투기를 단속하고 과대 포장을 점검하는
특별관리 대책을 실시했지만, 이번 설도
쓰레기와 함께 버려진 양심은 여전했습니다.
MBC뉴스 김성국입니다.
(영상취재: 황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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