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집중 취재 순서입니다.
천안시가 추진하는 시내버스 공영차고지
조성 사업이 인근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는 소식 얼마 전 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차고지 조성에 드는 사업비가
100억 원이나 급증한 사실이 최근에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시내버스 업체가 소유한 땅을 천안시가
수십억 원에 사들이는 조건이어서 특혜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습니다.
김윤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천안시가 3곳으로 나뉜 시내버스 차고지를
한곳으로 통합한다며 공영차고지 조성을
추진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17년.
당초 밝힌 사업비는 160억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행정절차를 거치면서
올해 1월까지만 해도 176억 원으로 소폭 늘더니
불과 석 달 만에 이번에는 274억 원,
100억 원 가까이 또 급증했습니다.
처음과 비교하면 114억 원이 증가해
거의 두 배가 됐습니다.
시의회에서조차 이렇게 사업비가 고무줄처럼
늘어난 사실을 나중에 보고를 받고 알았습니다.
[정병인/천안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의원]
"정확하게 사업비 변동 내역에 대해서 타당하게 제시 없이 거의 158%, 160% 이상, 100억이 늘어나는 것은 사업성 검토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여지고요."
알고 보니 천안시가 사업비를 엉터리로
계산한 게 이유였습니다.
공영차고지 예정지의 20%를 차지하는
기존 버스회사 차고지를 쏙 빼놓고 있다
뒤늦게 포함시키는 바람에 면적이 대폭 늘었고,
공사비 단가 역시 ㎡당 6만 6천 원으로
잘못 계산해 2배 이상 껑충 뛰었습니다.
사업비를 적게 책정해 타당성 조사를 마친 뒤
부풀리는 전형적인 꼼수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더구나 버스회사 소유의 기존 차고지를
천안시가 사들이는 조건이라 나중에
51억 원을 더 투입해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특혜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습니다.
[서상옥/천안시민사회단체협의회 집행위원장]
"주민들의 예산을 마치 행정(기관)이 쌈짓돈처럼 예산을 쓴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 시민들도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죠."
실제 2016년에도 해당 차고지를
42억 원에 천안시가 매입하겠다고 나섰다가
시민단체와 시의회의 제동으로 무산됐습니다.
사업비가 30% 이상 증가해
정부의 지방재정투자심사 규칙에 따라
다시 투자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천안시는 아직 심사 일정도 잡지 못한 채
이미 지난 달 보상계획을 공고했습니다.
MBC 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윤재식, 그래픽: 길홍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