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도로에 각 정당에서 내건
현수막이 부쩍 늘었죠,
관련법 개정으로 정당 현수막은
허가나 신고 없이, 아무 데다
걸 수 있게 됐기 때문인데,
시행 석 달도 안 돼
정치적 자유보다 무분별 현수막으로
피로감과 안전 우려 등 부작용이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상대 당을 깎아내리는 내용의
현수막 두 개가 나란히 맞붙어 있습니다.
정부 비판과 내년 총선을 염두한
홍보성 문구까지,
교차로와 횡단보도 위에는 어김없이
자극적인 내용의 정당 현수막이 눈에 띕니다.
"대전 도심의 한 네거리입니다.
보시다시피 신호등 전신주 사이에 정당 관련
현수막이 여러 개가 내걸려있습니다."
지난 두 달 남짓한 기간 동안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이
시내에 내건 현수막은 768장,
여기에 부동산 경기 악화로
미분양 광고 현수막까지 더해져
올 들어 대전시가 정비한 현수막만
만 9천여 개에 달합니다.
하지만 게시대가 아닌 곳에 내걸어도
정당 현수막은 손도 대지 못합니다.
지난해 12월 개정된 옥외광고물법이
시행되면서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을
표시한 광고물은 게시 장소나 수량 등
규제 적용이 배제됐기 때문입니다.
대전 유성구청 현수막 철거업무 담당
"자기들이 걸고 떼는 겁니다. 저희들은 손 못 대고. (그런데도 민원은 계속 들어오죠? 정당거 떼라고?) 들어오죠.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시민들은 도심 곳곳에 난립한
현수막 정치에 피로감을 호소합니다.
강연수 / 대전시 복수동
"요즘 (현수막이) 많이 늘었고, 어느 정도는
법으로 제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정당 현수막을 떼 달라며 대전시에
접수된 민원은 635건, 하루 평균 33건이나
됩니다.
표시기한은 보름까지이지만, 지자체에서
정당에 철거 요청을 해도 그대로 두거나
규정을 지키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진영삼 / 대전시 건축경관과장
"이동 설치하거나 철거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치가 잘 안 될 경우에는
지자체에서는 참 어려움이 있습니다."
정당 현수막 게시 제한을 푼 지
이제 겨우 석 달째지만 대전을 비롯해
서울과 충북 등 전국 9개 지자체가
정당 현수막 부작용을 호소하며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