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하 깊숙이 뻗어 있는 광산에서는
암반과 흙에 둘러싸여 있어
자유롭게 무선통신이 이뤄지지 못하는데요.
단단한 바위를 뚫고 40미터 거리에서
음성신호를 주고받는 무선통신 기술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습니다.
광산 붕괴 등 각종 사고에서 매몰자의
생존 여부를 빨리 확인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보도에 김윤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0월 경북 봉화의 광산에서
토사가 쏟아져 들어오면서 갱도가 매몰돼
작업 중이던 2명이 고립됐던 사고.
무려 221시간, 사고 열흘 만에 기적적으로
두 발로 걸어서 살아 돌아왔지만,
사고로 내부 통신망이 모두 끊기는 바람에
생존 신호를 확인하기 위해 천공기를 투입해
구멍을 뚫어 내시경을 넣거나 음파탐지기까지 동원해야 했습니다.
강원도의 한 광산으로 차량이 들어갑니다.
마치 개미집처럼 여러 개의 층으로 나눠진
복잡한 구조의 광산 속에
가로세로 1m 크기의 송신기를 설치한 뒤,
신호를 보내자, 석회암 바위층을 뚫고
40m 거리에 떨어진 다른 층 갱도의 수신기로
신호가 도착하는 무선통신에 성공했습니다.
땅속에서 신호가 줄거나 반사되는
기존의 전파 대신 자기장을 활용했습니다.
광산이 많은 호주의 수십 미터 크기에 달하는
송·수신기보다 크기도 훨씬 소형화했습니다.
김장열/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전파연구본부 선임연구원
"송신기 같은 경우에는 안테나 크기를 1m 크기로 소형화시켰고, 손바닥만 한 크기의 자기 센서라고 하는 센서를 사용해서 수신기를 구현했습니다."
지상과 땅속을 잇는 기지국 역할을 하는
안테나를 설치할 경우, 광산 붕괴 등 사고에서
생존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조인귀/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전파원천기술연구실장
"내가 사고 난 지점을 정확하게 내가 살아있다는 걸 알려주고 그리고 내 위치가 어디라는 걸 알려줄 수 있는 중요한 어떤 구조 측면에서 의미 있는 그런 활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광산 붕괴나 지하공동구 화재 등의
사고에서의 구조와 대응은 물론,
지하에 묻힌 가스관과 송유관 등의 관리에도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연구팀은 앞서 성공한 수중 무선통신과 함께 통신 가능 거리를 100m 이상으로 늘려
상용화에 나설 계획입니다.
MBC 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여상훈, 그래픽: 조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