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새로 만든 교량이나 관광 명소 등에
이름을 붙여달라며 공모를 진행하는
지자체들이 많죠.
충남 논산시가 탑정호에 동양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를 만들었다며 상금까지 걸고
대국민 공모를 진행했는데요.
당선작이 나왔는데, 하나 마나 한 공모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김윤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논산 탑정호를 가로지르는 폭 2.2미터,
길이 600m의 출렁다리입니다.
동양 최대 길이라는 홍보 덕분에 개통 전인
벌써부터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습니다.
소재영/전북 익산시
"탑정호에 설치된 출렁다리다, 그래서 '탑정호 출렁다리'라고 그렇게 알고 있고, 사람들도 많이 오고 있어요."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며 논산시는
최근 상금까지 걸고 명칭 공모를 진행했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5천여 건이 접수됐다며
발표도 일주일이나 미뤘는데 심사 끝에
선정된 1등 당선작은 '논산탑정호출렁다리',
임시로 쓰던 이름에 지명만 붙인건데,
당선작 3개 중 2개는 각각 첫날 공모 시작
1분도 안돼 접수됐습니다.
당초 심사 기준에는 출렁다리 특징을
함축하고, 부르기 쉬우면서도 독창적이고
지역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했지만 결과는
황당할 지경,
참여한 시민들도 어이없다는 반응입니다.
(전화)
A씨/명칭 공모전 참여자(음성변조)
"예산 가지고서 누구 주려고 그냥 형식상 만든 공모전인가? 이 생각도 하고. 다들 뭐냐면서 이거 이럴 것 같으면 뭐하러 공모전 왜 냈냐고..."
시청 홈페이지에는 '진상을 밝혀달라', '답이 정해진 공모다','아이들에게 부끄럽다' 등 하나 마나 한 공모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고 있지만, 논산시는 선정위원회에서 절차에 따라 진행했다는 입장입니다.
논산시청 관계자
"(선정위에서) 그래야 딱 거기 가보자 이렇게 마음먹게끔 하기 위해서는 논산 탑정호라는 건 분명히 들어가야 된다, 이런 얘기가 있었고. 또 한 가지는 출렁다리라는 말을 써야지만…."
최근 용산공원도 공모전 끝에 '용산공원'이,
경춘선숲길 갤러리도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이름이 1등으로 뽑히는 등 전국적으로
왜 하는 지 모를 공모전을 둘러싸고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양철규, 그래픽: 정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