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같은 어버이날, 홀로 사는 노인들은
더 외롭고 쓸쓸한데 특히 코로나19로
고립감은 더 할 수 밖에 없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어버이날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복지관도
문을 닫아 갈 곳도 마땅치 않은데요.
어버이날이 더 힘든 우리 시대 어버이들을
만나봤습니다.
김윤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올해 83살, 자녀들과 떨어져 홀로 사는
김순려 할머니의 어버이날은 다른 날과
다르지 않습니다.
혼자 끼니를 챙겨 먹고,
유일한 말동무는 쉬지 않고 말을 쏟아내는
텔레비전이 전부입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지자체에서 마련했던
대규모 어버이날 행사도 코로나19로 취소됐고,
복지관과 경로당도 감염 확산을 막는다며 문을 닫아 마땅히 갈 곳도 없습니다.
[김순려(83살)/아산시 배방읍]
"혼자 집에 있으니까 아주 갑갑해요,
코로나 아니면 동네회관이라도 나가고
시내라도 마음대로 돌아다니는데 그러지 못해서
답답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에요."
평소 전화로 안부를 묻는 등 맞춤돌봄
서비스를 해주는 생활지원사가 찾아왔습니다.
카네이션꽃을 달아드리고 작은 선물을 건네자
두 손을 꼭 잡고 눈물을 글썽입니다.
축하 공연이나 따뜻한 한 끼를 제공하던
크고 작은 어버이날 행사가 코로나19 여파로
줄줄이 취소되면서 아산에서만 1,300여 명의
홀로 사는 노인들이 쓸쓸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특히 거동까지 불편한 장수 어르신들은
찾아오는 발길이 더 그립습니다.
[전해옥(100살)/아산시 배방읍]
"그 전 같으면 내 마음대로 걷고 그러니까 좋은데 그렇게 못해요, 지금은 방에서밖에..방에서도 있다가 넘어져, 두어 번 넘어졌어."
쓸쓸한 어버이날, 그래도
공무원들이 직접 찾아가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등 온정의 손길은 이어졌고,
[윤찬수/아산시 부시장]
"대규모로 행사를 했는데 올해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100세
이상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뵙고 위로도
드리고.."
가정의 달 대목에도 힘겨워하는 화훼업계를
돕기 위해 상생하는 모습도 펼쳐졌습니다.
[한혜숙/꽃가게 사장]
"모든 행사가 다 취소됐죠, 그래서 꽃 같은 거 나가던 것도 전부 다 하나도 안 나가고 그래서 어려웠는데..지역에서 이렇게 행사를 하셔서
많이 도움이 됩니다."
가정의 달, 일상마저 바꿔버린 코로나19
여파속에 따뜻함을 나누는 온정과 관심이
더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윤재식)